[北 5차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 움직임]존 매케인 美 상원 군사위원장 인터뷰
존 매케인
공화당 소속 존 매케인 미 상원 군사위원장(80)은 북한 5차 핵실험 직후인 9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 헤리티지재단이 마련한 ‘미국의 아시아 정책’ 특별좌담회에서 본보 기자와 만나 “현 시점에서 다른 대북 제재는 소용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 정계의 최고 안보전문가이자 2008년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매케인 위원장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이런저런 대북 제재 카드를 접고 중국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압박하느냐에 따라 동북아 정세가 전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이 새로운 대북 제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우선 제재는 무엇이어야 하나.
―중국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남중국해 이슈 등으로 미중 관계가 최악이다.
“지난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에 왔을 때 만나서 ‘중국은 왜 북한의 도발을 독려하느냐’고 따져 물은 적이 있다. 시 주석은 별다른 답을 하지 못했다. ‘준비되지 않은 한반도 통일은 중국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온다’는 식의 애매한 말뿐이었다. 중국이 움직일 수밖에 없도록 시 주석과의 담판을 통해서든 제대로 된 압박을 고민해야 한다.”
매케인 위원장은 한미 동맹만큼이나 특수한 북-중 관계를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대북관은 ‘동아시아 패권 유지를 위해 북한을 위성국으로 둔다’는 게 핵심이다. 이를 전제로 북-중 관계를 뒤흔들 무언가를 찾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자체 핵무장론이 다시 나온다. 미국은 여전히 수용 불가 입장인가.
“미국의 핵우산은 효과적이며 이를 바꿀 용의는 없다. 내가 알고 있는 한국 관계자들은 미 핵우산에 만족하고 있고, 재래식 무기 강화에 (자체 핵무장에 들어갈) 돈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 자체 핵무장보다는 굳건한 한미 동맹하에 한미일 3각 연합 작전 능력을 높여야 한다.” 이는 북핵 사태가 동아시아의 핵 확산 도미노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한 워싱턴 정가의 우려와 불편한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