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5차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 움직임]中-러 포함 63개국 北 규탄 성명
서방 국가들이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일제히 중국을 압박하고 나섰다. 북한의 핵개발을 제어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인 중국이 직접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중국의 유럽 최대 투자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외교장관은 9일(현지 시간) “북한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일한 국가는 중국임을 전 세계가 알고 있다”며 “북한이 핵개발을 계속하지 못하도록 중국이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줄리 비숍 호주 외교장관도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한 중국의 응답을 얻어내려고 노력할 것”이라며 “중국은 북한과의 끈끈한 관계로 북한에 특별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나라”라고 밝혔다.
서맨사 파워 유엔주재 미국대사도 이날 오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 참석하기 직전 회의장 앞에서 ‘북한의 이번 핵실험은 중국을 욕보인 것’이란 취지의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성명에서 “5차 핵실험은 중국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미중 정상회담 직후 벌어졌다. (4차 핵실험 직후인) 올 초에도 중국이 북한에 특사를 보내 ‘추가 도발을 삼가라’고 했지만 북한은 중국 설날에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말했다. 중국을 욕보이는 북한의 도발이 ‘패턴’이 돼 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안보리가 일치단결해서 북한을 변화시키는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보다 강력한 대북 제재 결의안을 신속히 채택하는 데 중국의 적극적인 협조를 압박했다.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북한의 우방인 중국 러시아를 포함해 63개국 정부와 유엔 안보리, 국제원자력기구(IAEA),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준비위원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등 7개 국제기구가 대북 규탄 성명을 냈다고 한국 외교부가 11일 밝혔다.
뉴욕=부형권 bookum90@donga.com / 파리=동정민 특파원 / 우경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