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우레탄폼 유독가스에 피할틈도 없이 당해

입력 | 2016-09-12 03:00:00

김포 공사장 화재로 4명 사망… 지하서 용접작업중 불꽃튄듯
경찰, 안전장비 설치여부등 조사




10일 6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 김포시 주상복합건물 공사현장 화재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은 안전장비 비치 여부 등을 포함해 작업 중 안전불감증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11일 김포경찰서에 따르면 생존자 김모 씨(47)는 경찰에서 “지하 2층에서 작업하다 동료를 만나러 지하 1층에 잠시 올라가 물을 마시던 중 불길이 솟아 오르는 게 보여 소화기로 끄려 했으나 걷잡을 수 없이 커져 대피했다”고 진술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지하 1층에서 용접 작업을 하다가 튄 불꽃이 천장에 있던 우레탄폼 소재 단열재로 순식간에 옮겨 붙어 화재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화재감식팀과 이날 합동 감식을 벌였다. 또 공사현장 관계자 등을 상대로 화재 당시 소화기를 포함한 안전장비를 제대로 갖췄는지, 정해진 안전규정에 따라 작업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불이 난 주상복합건물은 지하 2층, 지상 10층 규모(연면적 1만5900m²)로 지난해 12월 착공해 내년 1월 완공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10일 오후 발생한 화재로 지하 1, 2층에서 스프링클러 배관 용접작업을 하던 근로자 7명 가운데 4명이 외부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연기에 질식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대형 공사현장의 사고는 큰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현장의 안전불감증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올 6월 경기 남양주시 지하철 공사현장에서는 철근 절단 작업 중 폭발사고가 발생해 근로자 4명이 숨졌다. 이후 국민안전처가 전국 20개 대형 공사현장을 선정해 긴급점검을 실시한 결과 모두 281건의 안전수칙 위반이 적발됐다. 공사현장 한 곳에 10건 이상인 셈이다. 유형별로는 안전난간을 설치하지 않는 등 재난사고 예방을 하지 않은 경우가 109건, 보호헬멧 미착용 등 안전수칙을 어긴 경우가 95건 등이었다. 안전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거나 근로자들이 매뉴얼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곳도 16곳이나 됐다.

김포=황금천 kchwang@donga.com / 박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