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흔든 ‘지진 공포’]갈수록 세지는 한반도 지진 “5년전 동일본 지진 영향” 분석… 지반 약한 양산단층대서 발생 전문가 “13일까지 여진 가능성”… 일각 “北 핵실험 영향일수도”
일단 이날 규모 5.8의 지진은 5년 전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2011년 3월 일어난 일본 대지진의 스트레스가 단층에 쌓여 이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주변 지역에 계속 여진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
한반도 지진은 한반도 밑 유라시아판에 전달되는 응력(應力·seismic stress)으로 발생한다. 한반도는 유라시아판 왼쪽 부위 가운데 위치한 반면 일본은 태평양, 필리핀, 유라시아판 등 각 지각판이 만나는 경계에 있다. 이에 일본은 판과 판이 미는 힘의 영향을 많이 받아 강진이 잦다. 즉, 일본 주변 판 경계부 강진 발생→일본 본토 영향 및 지진 발생→한반도 방향으로 응력 전달→한반도 지진 발생의 ‘방아쇠 효과’가 발생한다는 것. 지헌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센터장은 “동일본 대지진 이후 무너진 지층 방향으로 평소 접혀 있던 지층이 펴지면서 수년째 계속 지진을 일으키고 있다”며 “12일 강진도 이 같은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지반이 약한 곳이 크고 작은 단층이 모여 있는 단층대다. 국내 활성단층은 총 60여 곳에 달하는데 이 단층들은 주로 이날 강진이 일어난 경주와 울산 인근에 있다. 양산단층(부산∼울진 200km), 울산단층(울산∼경주 50km) 등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지진이 북한의 핵실험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하지만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500km 이상 거리가 있어 영향을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규모가 큰 지진이라 여진 발생 가능성이 무척 높다”고 밝혔다.
다행히 지진이 일어난 ‘진원지’가 땅속 깊은 곳에 있어 피해는 적었다. 지진센터 분석 결과 첫 번째 지진의 진원지가 땅속 13km, 두 번째 지진은 12km 깊이로 국내 지진 중에선 사실상 최대 깊이다. 지진은 지표에 가까울수록 피해가 커진다. 10일 미국 오클라호마 주에서 동일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했지만 진원지 깊이가 5.11km 정도로 얕아 빌딩 12채 이상이 무너지는 피해를 봤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송경은 동아사이언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