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3당대표 회동] 도발 상황서 대화카드 부적절 지적… 추미애 “대북문제 野 활용하라는 취지”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12일 청와대 회동에서 불쑥 대북 특사를 파견해 남북대화를 재개하자는 제안을 했다고 한다. 북한과의 대화를 이어가자는 취지로 보이지만 핵실험 등 잇따른 북한의 도발 속에 먼저 대화와 협상을 제의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추 대표는 이날 박근혜 대통령과 3당 대표 회동에서 “북한에 대북 특사를 보내 추가 도발을 막아야 한다”며 “김대중 정부에서 특사와 대북 문제에 많은 경험을 갖고 있는 더민주당 중심으로 특사 파견을 요청한다”고 말했다고 윤관석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박 대통령은 이에 “지금 대화하는 것은 북한에는 시간 벌기만 되는 것”이라며 “그들은 대화의 시간에도 핵 고도화를 멈추지 않았다. 대화를 하는 것은 국제 공조에도 차질을 가져올 것”이라고 일축했다.
추 대표의 뜬금없는 대북 특사 제안은 당내의 사전 논의 절차 없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추 대표는 회동이 끝난 뒤 최고위원들에게 “과거 야당일 때 박 대통령이 방북했던 것처럼 야당을 활용하시라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김태현 중앙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특사 파견 제안은 북한이 5차 핵실험을 했는데도 우리가 숙이고 들어가는 것으로 비치기 때문에 협상을 하더라도 불리해질 수 있다”며 “중국과 러시아가 특사를 보내는 것은 몰라도 우리가 먼저 특사를 제안하면 안 된다”고 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길진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