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3당대표 회동] 野 정치공세에 朴대통령 ‘비타협’… 공수처 요구에 “자체 개혁안 마련” 추미애 “소녀상 철거 논란 분명한 답을”… 朴대통령 “이면합의 분명히 없었다”
12일 청와대 회동에서 야당 대표들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어김없이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거취 문제를 제기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우 수석은 본인이 억울하더라도”라는 전제를 달면서 공직 기강 확립을 위한 사퇴를 주장했다. 박 대통령은 “우 수석은 현재 (검찰) 특별수사팀이 구성돼 수사가 진행되고 있으니 결과를 지켜보자”고 응수했다. 박 대통령은 야당 대표들이 제기한 여러 정치 현안에 대해서도 분명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도 이날 박 대통령에게 “우 수석의 의혹은 하나도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국회 인사청문회가 무력화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측근이 아니라 국민을 끌어안으셔야 한다”고 주문했다. 야당의 반대 속에 박 대통령이 이철성 경찰청장과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임명을 강행한 것을 ‘우병우 지키기’라고 에둘러 비판한 셈이다. 야당이 ‘협치의 증표’를 보여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우 수석 관련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기 전까지는 교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자신의 인사권만은 야당과 타협할 뜻이 없음을 내비친 것으로도 해석된다.
검찰개혁에 대한 인식 차도 드러냈다. 박 위원장은 야당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주장을 언급하며 “정부도 검사의 청와대 편법 파견 및 재임용 금지 등 고강도 개혁안을 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사법개혁은 자체 개혁안을 마련 중이니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지 지켜봐 달라”고만 답했다.
추 대표는 위안부 소녀상 철거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도 저도 여성이니 국민과 피해자의 한을 풀어주기 위해 아닌 건 아니라고 분명히 답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박 대통령은 “소녀상 이면 합의는 전혀 없다는 점을 이 자리에서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외교부 장관이 발표한 것 이상도 이하도 없다. 일본의 언론 플레이에 말려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송찬욱 기자 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