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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한진사태, 자구노력 미흡해 정부조치 한계”

입력 | 2016-09-13 03:00:00

[朴대통령-3당대표 회동]
野 대책 촉구에 “조기진화 노력”… 법인세 인상 요구엔 단호히 반대
朴대통령 “한국 신용등급 역대 최고… 추미애 “중산층 무너지고 있다” 반박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12일 청와대 회동에서 적지 않은 시간을 민생·경제 문제를 부각시키는 데 할애했다. 박 위원장은 “안보와 다른 안건에 대한 논의 비중이 50 대 50이었다”고 전했다. 특히 추 대표는 앞서 박근혜 대통령과의 ‘비상 민생경제 긴급 회동’을 제안했던 만큼 각종 민생 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박 대통령과의 시각차는 컸다.

우선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부터 달랐다. 박 대통령은 “최근 선진국과 후진국 모두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추세임에도 우리만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면서도 “아직 경기 회복의 탄력이 충분하지 못하다”며 기업 구조조정 등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이에 추 대표는 “대한민국은 위기에 처해 있고 그 바탕에는 민생 위기가 있다”며 “중산층이 무너지고 있고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맞받았다.

추 대표는 6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밝힌 법인세 인상 주장과 관련해 “국민 10명 중 9명이 세금 부과가 불공정하다고 생각한다”며 ‘낙수효과’(대기업 성장의 혜택이 저소득층에 돌아간다는 논리)의 수명이 다한 만큼 법인세 정상화를 적극 검토해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세계적 추세가 법인세 인하이기 때문에 세계와 경쟁하려면 법인세는 (현재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가계부채 문제를 놓고도 의견이 엇갈렸다. 추 대표는 “정부는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둔화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내려놓고, 범정부 종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가계부채가 양적으로 늘고 있지만 질적으로 좋아지고 있다”며 추 대표의 ‘가계부채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제안에 별다른 답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두 야당 대표는 한진해운발 물류대란에 대해 정부에 특단의 대책을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물류대란은) 구조조정의 원칙을 지키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채권단의 입장에서 볼 때 자구 노력이 미흡해 정부가 할 수 있는 수단이 없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조기에 문제를 진화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 해당 기업도 조금 더 자구책을 마련해 달라”고 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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