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총성 멎은 시리아 ‘운명의 일주일’

입력 | 2016-09-14 03:00:00

정부군-반군, 알레포서 전투 중지… 주민들 거리나와 무슬림축제 즐겨
내전 당사자들 상호불신 커… 언제 깨질지 모를 ‘살얼음판 평화’




5년 동안 이어진 시리아 내전이 ‘운명의 일주일’에 들어갔다.

12일 오후 7시부터 이슬람국가(IS) 등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들이 장악하고 있는 지역을 제외한 시리아 전역에서 휴전이 발효됐다. 미국과 러시아의 중재로 이날 일몰부터 휴전을 발효하기로 9일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최대 격전지 알레포에서 전투가 중지됐으며 주민들은 거리로 나와 무슬림 축제 ‘이드 알 아드하’ 첫날을 축하했다. 알레포를 비롯한 포위 지역에 인도주의적 구호가 가능하도록 봉쇄도 곧 해제된다.

일주일 동안의 휴전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이후에도 계속 이어질 경우 유엔의 중재하에 본격적인 평화협상이 시작된다. 2011년 시리아 내전이 시작된 이후 해외로 떠나야 했던 480만 명과 나라 안에서 다른 지역으로 떠난 870만 명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는 희망이 생긴 것이다.

그러나 내전 당사자들의 상호 불신이 극에 달해 있어 영구적인 평화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정부군과 반군, 반군을 지지하는 미국과 정부군을 지지하는 러시아와 이란 중 어느 한쪽이라도 중대한 도발을 저지를 경우 평화는 끝나게 된다.

이미 휴전 발표 이후 알레포의 반군 장악 지역에 정부군이 비행기를 띄워 공습했다거나, 시리아 남부에서 반군이 정부 장악 지역을 공격했다는 제보도 들어왔다. 휴전 직후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솔직히 러시아가 합의를 이행할 의지가 있을지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존 케리 국무장관은 “만약 바샤르 알 아사드 정부가 시리아의 급진 반군으로 가장해 반군을 공격한다면 우리는 평온한 일주일을 보장하기 힘들다”고 경고했다.

정부군이 숨고르기를 할 시간만 벌어준다며 휴전 합의에 불만을 가진 반군들도 많다. 시리아 최대 반군 단체인 최고협상위원회(HNC)의 지도자 바사마 코드마니는 “올 2월 적대 행위를 중단하기로 하고 100개가 넘는 반군 단체들이 이를 지켰지만 결국 정부군에 의해 깨졌다”며 “휴전을 환영하지만 정부군이 이를 어떻게 이행하는지에 달렸다”고 지적했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