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찍고… D턴족 캠핑장-호텔서 힐링 추석연휴 길어지며 귀경길 새풍속
《 U턴이 아니라 D턴이 대세가 됐다. 명절 연휴 내내 고향에 머물렀다 귀경(U턴)하는 대신 차례만 짧게 치르고 추석 당일이나 다음 날부터 나들이와 여행을 떠나는 ‘D턴족’이 늘어나고 있다. 연휴 막바지에 D턴족이 몰린 복합쇼핑몰은 방문객 최고치를 기록하고, 도심 호텔의 객실 예약률은 90%에 육박했다. D턴족을 끌어들이려는 백화점은 추석 다음 날 영업에 전력을 기울인다. 친척보다는 내 가족을 중요하게 여기는 문화와 가족 단위 소비문화가 발달하며 나타난 현상이다. 》
17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로 롯데백화점 본점은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남편, 네 살배기 아들과 함께 백화점을 찾은 이현미 씨(32)는 “연휴에 충북 시댁에 들렀다 15일에 차가 막히기 전에 일찍 올라왔다”며 “연휴의 뒷부분을 즐기고 식사도 할 겸해서 백화점에 나왔다”고 말했다.
국내 대형 백화점들은 2013년까지만 해도 명절 전날까지 영업을 하고, 명절 당일과 그 다음 날엔 문을 닫았다. 2014년부터는 이 전략을 바꿔 명절 전날과 당일에 문을 닫고 명절 다음 날부터 영업을 재개했다. 올해도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백화점이 추석 다음 날인 16일에 문을 열었고, 이날부터 경품 증정 행사나 이벤트를 시작했다.
백화점들이 영업 전략을 바꾼 이유는 연휴 쇼핑 패턴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명절 당일에 차례와 성묘를 마치고 다음 날에 가족들과 백화점을 찾아 여가를 즐기는 고객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4년 이후 롯데백화점의 추석 다음 날 매출액은 평일 매출의 1.7배(2014년), 1.9배(2015년)로 늘어났다. 특히 10, 20대가 주 고객층인 유니섹스 캐주얼과 스포츠 브랜드 매출이 높게 나타났다. 이에 대해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가족과 함께 나와 손자의 선물을 구매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추석 연휴 기간(14∼16일) 내내 문을 연 복합쇼핑몰도 명절 다음 날 방문객이 가장 많았다. 최근 개장한 경기 하남의 스타필드 하남의 이 기간 하루 평균 방문객은 약 15만6300명이었으며 추석 다음 날인 16일에 약 21만1000명으로 가장 많았다. 서울 롯데월드몰 역시 이 기간 하루 평균 방문객(약 11만8000명)이 평일 평균보다 30% 가까이 증가했는데, 특히 16일에 약 15만6400명으로 가장 많았다.
명절 연휴 기간 시내 호텔 객실 예약률도 평년보다 높게 나타났다. 서울 중구 소공로 더플라자의 추석 연휴 객실 예약률은 85% 정도로 평년치를 크게 웃돌았다. 서울 중구 소공로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의 레스토랑 예약률은 100%에 가까워 추가 예약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객실에 바비큐 이용권이나 레스토랑 식사권을 결합해 가족 고객을 겨냥한 ‘추석 패키지’도 인기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 그랜드힐튼서울 관계자는 “아직 연휴가 끝나지 않았지만 추석 패키지가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 판매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새샘 iamsam@donga.com·이호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