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지역 섬에 3000여명 발 묶여
제14호 태풍 므란티와 제16호 태풍 말라카스의 영향으로 남부지방에 호우특보가 발효돼 전국에 큰비가 내리면서 추석 귀경길이 순탄치 못했다. 항공기 운항이 지연되고 섬으로 통하는 선박 운항이 중단돼 고향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성묘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17일 제주공항에서는 오전 9시 50분 출발할 예정이던 광주행 아시아나항공 OZ8124편이 출발이 늦어지는 등 이날 서울 부산 광주 등 국내선 연결편 58편이 지연 운항했다. 이날 제주공항에는 바람이 초속 7.1m 안팎으로 강하게 불었으며 윈드시어(난기류) 특보도 내려졌다. 윈드시어는 강한 맞바람이 서로 충돌해 방향과 속도가 다른 돌풍을 형성하는 것으로 항공기 이착륙에 지장을 줄 수 있다.
기상 악화로 전남북과 경남, 제주 등 남부지역 바닷길 77개 항로의 127척 가운데 33개 항로 46척의 운항이 끊겨 성묘를 마치고 돌아오는 성묘객들의 불편이 이어졌다. 전남도는 먼바다에 2∼3m 높이 파도가 일어 전남지역 도서를 연결하는 여객선 53개 항로 85척 가운데 20개 항로 27척의 운항이 중지됐다고 밝혔다.
폭우로 인한 각종 사고도 이어졌다. 또 광주 광산구 운남동 도로에서는 불어난 물에 승용차 시동이 꺼져 운전자 손모 씨(62)가 119 구조대에 구조됐다. 또 부산 곰내터널은 3.5t 트럭이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넘어져 1시간 동안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었다.
충북 영동군 민주지산과 전남 담양군 월산면 용흥사 계곡에서는 불어난 계곡물에 고립된 허모 씨(51) 등 등산객 5명이 구조됐다. 이 밖에 전남 강진군 성진면 풀치터널이 폭우로 토사가 유입되고, 광주의 비닐하우스 9동이 침수되는 등 폭우 피해가 속출하거나 축제 취소도 잇따랐다.
목포=이형주 peneye09@donga.com /박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