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와 같이 사는 벌레 친구들/유발 좀머, 바바라 테일러 지음/이선숙 옮김/64쪽·1만8000원·더드림주니어
벌레를 좋아하게 되기란 쉽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벌레를 보기만 해도 기함하는 까닭은 학습된 결과일 텐데요. 하지만 가끔 궁금하기는 합니다. 그 작은 벌레들은 어디에서 왔는지, 얼마나 사는지, 왜 밤에만 더 많이 모이는지, 사람을 무는 까닭은 무언지 끝도 없는 호기심이 생겨나요. 뭐 그런저런 생각을 하기 전에 대체로 단번에 때려잡기 일쑤지만요.
해충, 익충이란 말은 철저히 사람 중심의 기준을 적용한 말입니다. 벌레들도 저마다 존재 이유가 있어요. 벌레 입장에서 보면 자기들에게 그런 분류를 적용하는 사람들이 더 우습게 보일 수도 있을 겁니다.
우주로 날아간 무당벌레와 한 줄로만 걸어 다니는 개미들, 가짜 눈을 달고 올빼미도 놀라게 만드는 나방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 모를 지경입니다. 이렇게 예쁜 도감이라면 늘 곁에 두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김혜진 어린이도서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