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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일각 “北 선제타격 할수도”… 고개드는 강경론

입력 | 2016-09-18 03:00:00

[北 5차 핵실험 이후]멀린 前합참의장 “자위적 측면 고려”
5차 핵실험 이후 근본 해결책 제기… 안보리 상임 5개국 “북핵 규탄” 성명




북한의 5차 핵실험으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이 북한을 선제타격해야 한다는 주장이 워싱턴에서 제기됐다. 또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중 누가 집권하더라도 북핵 문제를 임기 초반의 핵심 의제로 다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초대 합참의장(2007∼2011년)을 지낸 마이크 멀린(사진)은 16일(현지 시간) 워싱턴 미국외교협회(CFR)가 주최한 ‘북한에 대한 선택―동북아 안정을 위한 중국의 역할’ 보고서 발간 토론회에서 “북한이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에 아주 근접하고 실질적으로 미국을 위협한다면 자위적 측면에서 북한을 선제타격할 수 있다고 본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북한의 5차 핵실험 후 워싱턴 외교가에서 대북 선제타격론이 제기된 것은 처음이다.

멀린 전 의장은 “이론적으로 (북한 미사일) 발사대나 과거 발사했던 곳을 제거할 수 있다. 미국은 충분히 (군사적) 대응을 할 능력이 있다”며 “선제타격은 다양한 잠재적 옵션의 하나이며, 김정은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린 문제”라고 말했다. 과거 미국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1994년 제1차 북핵 위기가 발생하자 북한 영변 핵시설에 대한 외과수술식 폭격을 심각하게 검토한 바 있다.

오바마 행정부의 전직 군 최고위 인사가 대북 선제타격론을 거론한 것은 그만큼 핵실험 후 북한을 바라보는 워싱턴의 시선이 강경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CFR는 워싱턴의 대표적인 외교안보 전문 싱크탱크로 그동안 북한 문제에 대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비해 상대적으로 온건한 주장을 펴왔다.

이번 보고서는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정책인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는 북한의 연쇄 도발을 막아내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동북아의 안정도 담보해 내지 못했다”며 실패로 규정했다. 이 보고서는 멀린 전 의장이 샘 넌 전 상원의원과 공동으로 대표 집필했으며 지난해까지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을 지낸 에번 메데이로스 유라시아그룹 아시아실장, 빅터 차 CSIS 한국석좌, 월터 샤프 전 주한미군사령관 등이 참여했다. 한 외교소식통은 “4차 핵실험 후 2월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안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별로 달라진 것이 없는 만큼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근본적인 해결책을 거론하는 목소리가 많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과 중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P5) 대표들은 14일부터 이틀간 미 워싱턴에서 제7차 핵무기 보유 5개국(P5) 회의를 열고 북한의 5차 핵실험을 강력히 규탄했다. 미국 상원에선 북한의 5차 핵실험을 규탄하는 결의안이 15일 제출됐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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