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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재 옮기는 트럭 운전석에… 사람이 없다!… 스웨덴 ‘볼보건설기계 포럼’ 현장

입력 | 2016-09-19 03:00:00

무인차 1cm 이동까지 원격조종… 발파 작업에도 무인기계 투입
“산업재해 부상자 크게 줄일 것”




《 스웨덴 스톡홀름 동부에 있는 작은 도시 에스킬스투나에는 볼보건설기계의 부품공장과 고객지원센터, 볼보건설기계 박물관이 한자리에 모여 있다. 14일(현지 시간) 이곳에서 2년 만에 열린 ‘볼보건설기계 Xploration 포럼’에 전 세계 24개국 100여 명의 기자가 모여 미래의 건설현장에서 펼쳐질 새로운 기술들을 미리 살펴봤다. 》

 

볼보건설기계의 무인 굴절식 트럭이 14일 스웨덴 에스킬스투나 시에 있는 시운전용 채석장에서 원격 조종에 의해 돌을 옮기고 있다. 볼보건설기계는 이날 건설기계 무인화 기술을 선보이며 상용화의 70∼80%까지 연구가 진척됐다고 밝혔다. 볼보건설기계 제공

울퉁불퉁하고 경사진 채석장에서는 건설기계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작업자가 앉아 있어야 할 운전석은 텅 비어 있었다.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제품들의 테스트가 이뤄지고 있는 채석장에선 석재를 부수고 옮기는 과정이 모두 무인 시스템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작업자는 건설기계에 직접 타지 않고 작업장이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이 모든 과정을 원격으로 조종하고 있었다.

볼보건설기계 관계자는 “원격으로 트럭을 1cm까지 미세하게 움직일 수 있다”며 “3년 전부터 무인화 기술을 집중적으로 연구한 성과로 최근 스웨덴 아스팔트 자재 공사 현장에 무인 건설기계가 투입됐다”고 말했다.

채석장 반대편에서는 전기모터와 디젤엔진을 함께 장착한 하이브리드 건설기계들이 작업을 시연하고 있었다. 일반적인 노란색 대신 친환경을 상징하는 녹색으로 칠해진 하이브리드 휠로더(적재용 중장비)와 굴절식 트럭은 움직일 때 확실히 소음이 작다는 느낌을 받았다. 볼보 연구원은 “건설기계를 전기배터리로 움직이면 장비의 내구성과 작업 효율이 더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볼보는 오염물질 배출을 줄이고 사고율을 낮추기 위해 자율 주행과 전기차 기술에 중점을 두고 연구하고 있다. 전기배터리로 움직이는 건설기계는 2018년 하반기 상용화할 예정이다.

건설산업 현장에서 무인화 기술이 실제로 적용되면 안전사고 사망자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에서 발생한 산업재해 부상자는 9만129명, 사망자는 955명에 달한다. 이날 포럼에서는 위험한 발파 현장에서 무인 기술이 적용되는 모습들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됐다.

이런 건설기계 기술 연구의 중심에는 한국이 자리 잡고 있다. 1998년 삼성중공업의 건설기계 부문을 인수하면서 탄생한 볼보건설기계코리아는 볼보 굴착기의 60%를 생산하고 있고 전 직원의 25%가 연구개발(R&D)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굴착기 40종을 생산하는 창원공장은 굴착기만 생산하는 단일 설비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볼보건설기계코리아는 2000년 2223억 원에서 지난해 1조1283억 원어치를 수출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마틴 바이스버그 볼보건설기계 회장은 “한국 창원공장 직원들은 볼보의 큰 자산”이라고 말했다. 그는 “건설기계 기술은 얼마나 정교하게 움직이는지와 작업의 효율성을 높이는지가 앞으로의 관건”이라며 “친환경 부문에서도 일반 전기차보다 10배 이상 안전한 건설기계를 내놓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에스킬스투나=정민지 기자 jm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