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까지 열리는 유엔총회서 윤병세 외교, 15개국과 연쇄 회담 朴대통령, 9월 넷째 주 공조 구상 밝힐듯
추석 연휴 동안 북핵 해법을 고심한 박근혜 대통령은 앞으로 중국이 추가 대북 제재에 동참할 수 있도록 국제 여론을 조성하는 데 주력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의 직접적인 의사소통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 등으로 제한이 있는 만큼 우회하겠다는 전략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18일 “박 대통령은 연휴 동안 북한 동향과 국제사회의 움직임 등을 보고받으며 북핵 해법을 고민했다”며 “국제공조 강화를 현실적인 방안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주 중 수석비서관회의를 통해 북핵 문제 관련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로선 박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통화가 여의치 않다. 올해 1월 6일 4차 북핵 실험 당시엔 약 한 달 뒤인 2월 5일 두 정상이 통화했지만 이번에는 양국 모두 통화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5일 한중 정상회담에서 충분히 이야기를 나눴기 때문에 서로의 생각을 잘 알고 있다”며 “중국도 북한 문제로 고민이 많을 텐데 정상 간에 통화를 하는 게 바람직한지는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무리하게 정상 통화를 추진하다 거절당하거나 사드 문제가 부각될 경우 나타날 역효과를 우려하는 속내가 있는 것으로도 관측된다. 한미·한일은 북한의 5차 핵실험 당일인 9일 정상 간 통화에 이어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12, 13일)을 했다. 또 한미일 외교장관회담(19일)이 이어졌지만 한중 간에는 6자 수석 통화(10일), 한중 외교장관 통화(13일)만 이뤄졌다.
정부는 17∼22일 열리는 유엔 총회를 5차 북핵 실험에 대한 국제 여론 조성의 기회로 보고 있다. 윤병세 외교장관은 유엔 안보리 이사국 등 15개국 이상의 외교장관과 양자회담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핵심 당사국인 중, 러와는 회담을 잡지 못했다. 또 17일 시리아 오폭 사건으로 안보리가 소집되면서 집중력이 분산되고 미-러 사이에 갈등이 생긴 점도 북핵 문제에 대한 집중력을 흐트러뜨릴 수 있는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조숭호 shcho@donga.com·장택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