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곡 ‘내가 저지른 사랑’으로 주요 음원차트 1위 질주
최근 낸 13집과 신곡 ‘내가 저지른 사랑’으로 가요 차트 정상을 접수한 가수 임창정. 전문가들은 “가창부터 본인 캐릭터까지 한국인의 보편적 정서를 건드리는 힘이 ‘임창정 브랜드’로 굳어지고 있다. 그 힘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NH미디어 제공
가수 임창정이 6일 낸 신곡 ‘내가 저지른 사랑’으로 13일째 멜론 등 주요 음원차트 1위를 달리고 있다(18일 현재). 시간대별로 요동치는 변덕쟁이 가요차트에서 유별난 선전. ‘내가 저지른 사랑’은 10일 하루 동안 멜론닷컴에서 실시간 점유율 순간 최고치 기록을 의미하는 ‘지붕킥’을 100회 달성하며 2013년 싸이의 ‘젠틀맨’(89회) 기록도 깼다.
아이돌과 힙합의 대세 속에서 시대와 세대를 넘나드는 임창정식 발라드에는 어떤 비결이 있을까. 전문가들은 ‘한(恨)’으로 대표되는 한국적 정서에 주목했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는 그를 윤종신과 비교했다. “남성의 ‘찌질한’ 사랑이 소재라는 점에서 둘은 통하지만 윤종신이 소녀적 감성, 문학적 분위기에 기댄다면 임창정은 좀 더 저잣거리, 속세의 느낌이 강하다”면서 “배우로서 맡아온 배역, 예능 캐릭터, 사생활까지 한국적 대중문화 감성에 너무도 어울리는 캐릭터 서사를 확보했다”고 했다.
서정민갑 평론가는 “‘세월이 가면’처럼 가사와 멜로디의 힘으로 승부하는 가요의 전통에 닿아 있다. 이혼 후 예전의 까불까불한 이미지 대신 다소 어두운 이미지를 갖게 된 것도 임창정 캐릭터를 완성하는 데 한몫했다”고 했다.
요즘 유행하는 화려한 R&B에 비해 질박한 가창도 장점일까. 조홍경 보컬 트레이너(‘슈퍼스타K’ ‘히든싱어’)는 “임 씨의 가창은 성대에서 두성(頭聲)까지 이어지는 비강(鼻腔)대 연결이 좋을 뿐 아니라 동시에 성대에서 (소리를) 끈끈하게 잡아줘 음정이 3도, 5도 도약할 때 포르타멘토(음 사이를 매끄럽게 이어가는 것)가 정확하고 아름다운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1절의 허탈함이 클라이맥스의 급진적 고음으로 이어지는 ‘내가 저지른 사랑’은 이런 매력을 잘 드러낸 선택”이라며 “기교파 가수는 음표 수가 적은 노래에 약한 데 반해 그는 호소력 있는 고음으로 쭉 뽑아 승부하는 게 장점”이라고 분석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