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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이닝 던져도… ‘돌부처’ 오승환

입력 | 2016-09-19 03:00:00

샌프란시스코전 8회 등판 무실점… 팀이 9회 역전 성공하며 시즌 5승




“9회에는 유령이 산다.”

프로야구 감독들이 곧잘 하는 말이다. 수준급 셋업맨으로 활약하던 투수도 9회에 마운드에 오르는 마무리 투수로 보직을 바꾸면 갑자기 제구가 흔들리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거꾸로 마무리 투수를 8회에 올리는 일도 좀처럼 보기가 힘들다. 2이닝을 맡겼다가 9회에 사는 유령에게 당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특히 오랜만에 마운드에 오르는 투수라면 9회에 1이닝만 맡기는 게 보통이다.

이런 일반론은 ‘돌부처’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오승환은 18일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방문경기에서 8회, 8일 만에 마운드에 올라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세인트루이스가 역전승한 덕분에 오승환은 승리도 챙겼다. 시즌 5승(3패 17세이브)째다.

오승환은 허벅지 통증으로 10일 이후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통증이 사라진 뒤로는 팀이 계속 패해 마운드에 오를 기회가 없었다. 이날도 8회말을 시작하기 전까지 세인트루이스는 1-2로 뒤져 있었다. 그대로 경기가 끝나면 세인트루이스는 9회말 수비에 나설 일이 없었다. 마이크 머시니 감독은 컨디션 점검 차원에서 오승환을 마운드에 올렸다.

오승환은 상대 2∼4번 타자를 맞아 공 9개로 8회를 막아냈다. 그러자 9회에 사는 유령이 세인트루이스의 손을 들어주기 시작했다. 세인트루이스는 9회초 1사 1, 2루에서 랜들 그리척(25)이 동점 적시타를 날렸고, 콜턴 웡(26)의 희생 플라이로 역전에 성공했다. 오승환은 9회초 타석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뒤 9회말 다시 마운드에 올라 승리를 지켜냈다.

한편 전날 19호 홈런을 터뜨린 강정호(29·피츠버그)는 이날 신시내티를 상대로 더블헤더 두 경기에 모두 출전했지만 9타수 무안타(1볼넷)에 그쳤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