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의장은 미국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땄고 1980년대엔 무역상사 주재원으로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에서 30대를 보냈다. 하지만 2008년 광우병 파동 때 그는 미국산 쇠고기의 체험적 진실엔 시치미를 뗀 채 72시간 연속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국민이 싸우고 있는데 이런저런 핑계로 뒷걸음쳐서는 안 된다”는 개인 성명도 냈다. 민주당이 장외투쟁을 접고 국회에 등원할 땐 당 대표로서 수배 중인 광우병 대책회의 간부들을 찾아가 양해도 구했다.
▷2011년 민주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재재협상을 요구할 때 그는 이명박 정부의 재협상으로 이익 균형이 깨졌다며 이를 만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역시 이번 방미에선 “한미 FTA는 완전히 이행돼야 한다. 지금까지도 양국에 이익이 됐고 앞으로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을 바꿨다. 정기국회 개회사에서 사드에 관한 정부 태도를 비판해 국회의장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논란을 일으킨 뒤 미국에서 톤을 낮춘 경위가 궁금하다.
한기흥 논설위원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