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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北-中이 촉발시킨 ‘한미일 3각 군사협력체제’

입력 | 2016-09-20 00:00:00


한국 미국 일본의 외교장관들이 18일 뉴욕에서 5차 북핵 실험 이후 첫 회동을 갖고 “북핵과 미사일 도발에 3국 간 긴밀한 공조 유지를 확인하고 지역 및 글로벌 이슈에 대한 3국 간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는 한미일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2010년 북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6년 만에 나온 한미일 3국 외교장관 공동성명이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에 대한 미국의 방위공약을 재확인하며 “모든 범주의 핵·재래식 무기 방어 역량에 기반을 둔 확장억제를 제공한다는 공약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유사시 핵무기와 재래식 무기를 총동원해 한국과 일본을 미 본토 수준으로 방어할 것임을 확언한 것이다. 케리 장관이 확장억제에 핵을 포함시켜 언급한 것은 한국에서 전술핵 재배치와 독자적 핵무장론이 공론화하는 것을 달래려는 의도일 것이다. 미국은 전략핵무기로 한국을 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고 보지만 급속도로 고도화된 북의 핵 능력을 감안하면 전술핵의 재배치를 심각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별도로 열린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상은 2012년 체결 직전에 무산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협정이 체결되면 일본이 인공위성 등 첨단 장비로 포착한 북의 동향을 공유할 수 있어 대북 대응 능력이 크게 강화될 것이다. 또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을 묶는 삼각 안보협력 체제가 확고히 구축될 수 있다. 이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국 배치와 함께 한미일이 군사 및 안보 분야에서의 협력을 본격적으로 진행한다는 의미다. 작년 6월 한일 수교 50주년 때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거론하고, 올 1월 4차 북핵 실험 이후 박근혜 대통령이 미일 정상과의 연쇄 통화에서 강조한 것도 한미일 3각 안보협력 체제다. 중국은 한미일 3각 안보협력 체제에서 약한 고리인 한국을 떼어내려고 ‘매력 공세’를 펼쳤지만 북을 감싸다 오히려 결속을 강화시켰다.

이번 성명에서 한미일은 북의 예상을 뛰어넘는 강력하고 포괄적인 대응을 천명했다. 그럼에도 유엔 안보리 결의 2270호의 완전한 이행과 세 나라의 독자적 제재를 능가하는 대북 제재안을 구체적으로 도출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 중국 단둥훙샹산업개발공사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무시하고 핵과 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물자까지 북에 팔고 사이버전의 거점까지 제공한 사실이 드러났다. 한미일이 성명에서 북의 핵미사일 개발과 관련한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해 독자적 조치를 검토키로 한 만큼 미 행정부가 북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에 ‘세컨더리 보이콧’ 제재를 실행하도록 압박을 가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