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국 일본의 외교장관들이 18일 뉴욕에서 5차 북핵 실험 이후 첫 회동을 갖고 “북핵과 미사일 도발에 3국 간 긴밀한 공조 유지를 확인하고 지역 및 글로벌 이슈에 대한 3국 간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는 한미일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2010년 북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6년 만에 나온 한미일 3국 외교장관 공동성명이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에 대한 미국의 방위공약을 재확인하며 “모든 범주의 핵·재래식 무기 방어 역량에 기반을 둔 확장억제를 제공한다는 공약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유사시 핵무기와 재래식 무기를 총동원해 한국과 일본을 미 본토 수준으로 방어할 것임을 확언한 것이다. 케리 장관이 확장억제에 핵을 포함시켜 언급한 것은 한국에서 전술핵 재배치와 독자적 핵무장론이 공론화하는 것을 달래려는 의도일 것이다. 미국은 전략핵무기로 한국을 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고 보지만 급속도로 고도화된 북의 핵 능력을 감안하면 전술핵의 재배치를 심각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별도로 열린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상은 2012년 체결 직전에 무산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협정이 체결되면 일본이 인공위성 등 첨단 장비로 포착한 북의 동향을 공유할 수 있어 대북 대응 능력이 크게 강화될 것이다. 또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을 묶는 삼각 안보협력 체제가 확고히 구축될 수 있다. 이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국 배치와 함께 한미일이 군사 및 안보 분야에서의 협력을 본격적으로 진행한다는 의미다. 작년 6월 한일 수교 50주년 때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거론하고, 올 1월 4차 북핵 실험 이후 박근혜 대통령이 미일 정상과의 연쇄 통화에서 강조한 것도 한미일 3각 안보협력 체제다. 중국은 한미일 3각 안보협력 체제에서 약한 고리인 한국을 떼어내려고 ‘매력 공세’를 펼쳤지만 북을 감싸다 오히려 결속을 강화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