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비용 추후정산” 뒷북 설득
갈 곳을 찾지 못한 한진해운 선박이 부산항으로 복귀하고 있다. 그러나 배에 실린 화물을 내릴 준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물류대란’이 국내로 번질 조짐을 보인다. 한진해운에 대한 그룹 차원의 지원은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19일 해양수산부와 한진해운에 따르면 이날까지 한진해운 컨테이너선 97척 중 28척이 하역을 완료했고 남은 69척 중 아시아 역내에 있는 선박 35척은 순차적으로 국내에 복귀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들 선박이 싣고 있는 화물을 부산항에 내리면 다른 해운사의 배가 그 화물을 싣고 가도록 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배가 부산항에 와도 언제 짐을 내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부산항 한진터미널에 컨테이너 적재 공간이 모자라 다른 터미널을 이용해야 하는데 한진해운이 하역비를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른 터미널과 하역업체들이 협조해 주지 않으면 배가 도착하더라도 바다 위에서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한진해운에 6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한 대한항공도 계속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대한항공 이사회는 18일 오후 긴급 이사회를 열어 약 4시간 반 동안 지원 방식을 논의했지만 마땅한 방안을 찾지 못했다. 한진해운이 보유한 미국 롱비치터미널 지분을 담보로 잡는 문제가 너무 시간이 오래 걸려 아예 다른 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규 sunggyu@donga.com·신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