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군은 8월부터 죽녹원과 관방제림을 거닐며 담양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인문학 기행 프로그램인 ‘담양달빛여행’을 진행하고 있다. 담양군 제공
#2. 관방제림과 메타세쿼이아길 중간에 있는 담빛예술창고는 1960, 70년대에 양곡 창고로 사용되던 곳이다. 방치된 폐창고는 지난해 9월 예술이라는 옷을 입고 미술관 겸 카페로 재탄생했다. ‘담양의 핫 플레이스’로 소문나면서 문화예술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큰 창에 그림처럼 펼쳐진 관방제림의 아름드리나무를 감상하는 모습은 전혀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주말이면 카페에서 대나무 파이프오르간 연주를 들으며 힐링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것도 매력. 미술관은 ‘2016 광주비엔날레’(9월 2일∼11월 6일) 기획 전시 공간으로 변신해 다음 달 4일까지 회화, 사진, 설치, 미디어 작품 40여 점을 선보인다.
○ 전국 유일의 인문학 특구
담양군은 2020년까지 역사와 문화, 자연과 정원을 활용한 인문학 문화 콘텐츠와 다양한 문화 체험,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4개 과제와 17개 세부 사업에 234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대표 사업은 가사문학 페스티벌 및 탐방 프로그램 운영, 주요 관광지 인문학 산책 기행과 인문학 독서 토론 활동, 초중고교생이 참여하는 창의 인성 인문학 캠프와 평생 인문학 학교 운영 등이다. 군은 인문학 특구 지정으로 2324억 원의 생산 유발과 3600여 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정선미 담양군 관광정책담당은 “지역의 생태환경과 역사, 문화와 융합한 인문학 콘텐츠로 초중고교생, 대학생들의 인문학 기행 코스이자 관광객들의 인문학 순례 코스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인문학으로 담양을 디자인
특구 지정을 계기로 담양에서는 연중 인문학의 향기가 피어나고 있다. 기존의 기행이나 투어, 아카데미에 인문학적 공감의 장을 마련하면서 프로그램 인지도가 높아지고 참여 인원도 크게 늘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천혜의 관광자원인 죽녹원을 활용한 ‘죽녹원 인문학 산책’이다. 매월 둘째 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명사를 초청해 강의를 듣고 죽녹원의 대숲을 함께 거닐면서 인문학에 대한 소견을 나눈다. 생태인문학 기행도 인기다.
군민 참여형 프로그램도 있다. 인문학을 쉽게 배울 수 있는 ‘인문학 아카데미’와 ‘21세기 담양포럼’은 역사, 문화예술, 명상 등 다양한 주제로 지역민의 지적 욕구를 충족시켜 주고 삶을 풍요롭게 해 주는 교양 강좌다. 담양문화원이 운영하는 ‘천년대숲 인문학 소풍’은 60세 이상 지역민에게 인문학적 전통을 재현하면서 담양의 생태 문화적 가치를 알리는 프로그램이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