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군사적 대응은 북한이 실제 핵을 사용할 경우 북한 정권이 붕괴될 것이라는 점을 구체적으로 보여 주는 데 맞춰지고 있다. 이를 위해 청와대와 군 당국은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3단계 맞춤형 억제 전략’을 실제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3년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양국 국방장관이 서명해 공식 발효된 이 전략은 북한의 핵 위기 상황을 ‘위협→사용 임박→사용’ 등 3단계로 구분해 외교·군사적으로 대응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현재 상황이 어느 단계에 해당하는지 판단을 내린 것은 아니지만 북한의 핵 능력이 현실화되고 있는 만큼 그동안 개념 수준이던 억제 전략을 구체화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적 대응은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마련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270호를 좀 더 강화해 예외로 인정됐던 민생 목적의 광물 수출까지 규제에 포함시키는 방안 등을 국제사회와 논의하고 있다.
이와 함께 김정은 정권의 비도덕성을 국제사회에 적극적으로 알려 북한 정권을 고립시키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북한에 대형 수해가 발생했는데도 핵실험을 강행하는 등 민생에 아랑곳하지 않는 김정은 정권의 모습을 국제사회에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해외 순방 등 일정이 없으면 통상 격주로 월요일에 수석비서관회의, 화요일에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현안과 관련한 메시지를 내왔다. 13일 국무회의를 주재했기 때문에 관례대로라면 19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해야 했지만 이번 주 후반으로 미뤘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움직임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호흡을 고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드 배치가 결정된 직후부터 반대 당론을 고수해 온 국민의당은 ‘반대 카드’를 접을 수도 있다는 분위기다.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갖고 있는 중국에 대한 유일한 협상 카드가 사드”라며 “중국이 대북 제재에 응한다면, 대북 제재에 실효적 효과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면 우리는 사드를 배치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장택동 will71@donga.com·우경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