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일 강동경희대병원 국제진료센터장
과거엔 미주권 동포 환자나 국내 거주 외국인이 주로 국내 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경제 성장을 이룬 극동 러시아, 성형을 목적으로 찾아오는 중국과 일본, 오일머니를 앞세운 중동의 환자들이 질병 치료를 위해 한국을 찾는 추세다. 이른바 의료관광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필자가 일하는 강동경희대병원도 2009년 국제 의료 브랜드인 ‘큄스(KUIMS)’를 만들고 국제진료센터를 열어 총 4만여 명의 외국인 환자를 유치했다.
국내 의료기관들은 러시아, 독립국가연합(CIS), 중동 이외의 환자도 늘리려 노력하고 있지만 이를 위해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또 국제 환자 유치를 병원 자체적으로 하기보다는 국제 환자 유치 업체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이 업체들은 대체로 규모가 영세하여 글로벌 경기 침체를 버텨내기 버거워 보인다. 여기에 병원이 유치 업체에 지급하는 수수료도 적지 않다. 이는 결국 국제 환자의 치료비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 적정한 수준의 수수료율이 적용될 수 있게 제 살 깎아먹기식의 과다 경쟁은 자제해야 한다.
외국인 환자를 위한 인프라를 잘 갖춘 국제병원의 설립도 고려할 만하다. 질병으로 고통받는 각국의 환자들이 한국에서 치료를 잘 받고 건강과 웃음을 되찾아 고국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수년간 지켜봤다. 좀 더 많은 국제 환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기를 바란다.
김강일 강동경희대병원 국제진료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