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돌이 ‘저니맨’ 최익성의 도전 팀에서 방출된 선수들 모아 야구사관학교 통해 재기도움 이어 “독립구단 창단” 더 큰 꿈 꿔
최익성 저니스포츠 야구육성사관학교 대표(가운데)가 프로야구 선수 지망생 서시원(왼쪽) 황유찬 씨와 함께 오른손 주먹을 쥐어 보이며 새로운 도전을 다짐하고 있다. 최익성 대표 제공
삼성에서 데뷔해 한화, LG 등 12년간 프로야구 유니폼을 6번 갈아 입었던 최익성 야구육성사관학교 대표에겐 늘 ‘저니맨(여러 팀을 옮겨 다니는 선수)’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은퇴 후에도 그의 여행은 끝나지 않았다. 포장마차 주인, 출판사 사장, 청바지업체 사장 등등. 한때는 배우에도 도전장을 냈던 그가 2012년 야구육성사관학교를 세우며 다시 야구공을 쥔 건 ‘제2의 최익성’을 만들어선 안 되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최 대표는 “중 2때 야구를 시작하다 보니 평생 ‘넌 늦었다’는 주변의 시선과 싸워야했다. 어려서부터 야구를 하지 않거나 운동부 출신이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야구선수에 도전할 수 있도록 야구 대안학교를 만들었다. 팀에서 방출된 선수들도 프로무대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사비를 털고 주변의 도움을 받아 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그는 이미 kt 윤동건 등 4명을 프로 무대로 돌려보냈다.
최 대표는 “야구 실력 외에도 인성, 영어 교육 등 ‘좋은 야구선수’가 되는 모든 과정을 가르쳐주는 종합 학교를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하루 훈련이 끝난 뒤 최 대표는 학생들과 함께 가수 봄여름가을겨울의 ‘브라보, 마이 라이프’를 부르기 시작했다. 최 대표와 학생들은 스스로에게 보내는 응원가로 이 노래를 즐겨 부른다고 했다. ‘찬란한 우리의 미래를 위해’라는 가사를 좋아한다는 최 대표는 “아침에 눈을 뜨면 예기치 못한 선물이 기다리고 있듯 저를 믿고 따라와 준 선수들에게 산타클로스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며 웃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