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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甲’ 일반인 광고모델 뜬다

입력 | 2016-09-20 03:00:00


팔로어가 50만 명 가까이 되는 소셜 스타 박모 씨가 최근 올린 광고 콘텐츠. 박 씨가 여성용 화장품 3개 제품을 직접 사용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잘생긴 남자가 쿠션(여성용 화장품)을 직접 바른다면?’

20대 초반의 남성이 얼굴에 화장품을 바르며 말한다. “촉촉한 건 일단 알겠습니다. (두 손으로 얼굴을 두드리며) 피부 되게 좋아 보이네.”

19일 오전 기준으로 조회수만 9만2000여 회에 이르는 동영상이다. 이 영상의 주인공은 소셜 스타 박모 씨(23). 그는 일반인이지만 50만 명에 가까운 팔로어를 거느리고 있다. 이 영상에는 ‘뭘 해도 잘생겼네’ ‘바로 화장품 구매했습니다’ ‘광고 문의는 어떻게 하죠?’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 “연예인보다 친숙하고 신뢰감”

연예인 아닌 일반인 광고 모델이 뜨고 있다. 이들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수만, 수십만 명의 팔로어를 거느린 소셜 스타다. 이들은 원래 자신들의 독특한 일상을 올리다 팔로어가 늘자 그 인기를 바탕으로 광고 영상까지 올리고 있다.

광고업계에선 광고 효과는 높고 광고비는 유명 연예인에 비해 적게 들어 이른바 가성비(비용 대비 효과)가 높다며 이들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팔로어 10만 명에 달하는 또 다른 소셜 스타 이모 군(18)은 “한 달에 60∼70건의 광고 제안을 받는데 건당 10만∼50만 원 정도 받는다”며 “팔로어 수나 인지도에 따라 광고 단가는 천차만별”이라고 말했다. 선택적으로 광고 요청을 받아들인다는 그의 한 달 수입은 200만 원 안팎이었다. 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훨씬 많은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게 그의 말이다.

소셜 스타를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기획사 관계자는 “이전에는 메이저 광고대행사와 프로덕션에서 제작한 고품질 영상이 광고 콘텐츠의 중심이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며 “소셜 스타들이 등장하는 영상은 친숙하고 신뢰감을 줄 수 있어 광고 효과가 뛰어나다”고 말했다.

○ 페이스북, “규정 위반 콘텐츠에 해당”

소셜 스타들은 광고의 경우 영상 첫머리에 어떤 회사의 어떤 제품을 쓴다는 것을 명시하고 진행한다. 하지만 가끔 광고가 아닌 듯 일상생활을 보여주면서 사실은 협찬을 받는 사례도 있다. 주로 음식을 먹는 경우가 많다.

소셜 스타 김모 씨(20)는 “대형 치킨업체의 협찬 요청을 받고 그 업체의 신제품을 자연스럽게 먹는 영상을 올려 30만 원을 받았다”며 “팥빙수 가게나 빵집 등 다양한 음식점에서 협찬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이런 협찬은 자연스러운 일상을 보고 싶어 하는 팬들이 많기 때문에 최대한 광고같지 않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페이스북코리아에 따르면 소셜 스타들이 개인 계정에 올리는 광고나 협찬용 콘텐츠는 모두 규정 위반에 해당한다. 이 회사의 박상현 매니저는 “소셜 스타들이 올리는 광고성 콘텐츠가 워낙 많기 때문에 일일이 삭제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사용자들의 신고로 광고나 협찬이 확인되면 바로 계정을 삭제한다”고 말했다.

 
※소셜 스타(social star)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서 팬층을 거느린 일반인 유명인사를 가리킨다. 이들이 업로드한 콘텐츠를 받아보기 위해 계정을 팔로하는 사람이 적게는 수천 명, 많게는 수십만 명에 이른다.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