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어제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이 재단법인 미르·K스포츠와 관련한 증인 채택을 끝까지 거부해 국정감사를 파행으로 몰고 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이 문제 삼은 미르 재단은 지난해 10월, K스포츠 재단은 올해 1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단 하루 만에 설립승인서를 받아 설립됐다. 대기업들은 미르 재단에 약 480억 원, K스포츠 재단에 약 280억 원을 출연했다. “기업들이 약 760억 원에 이르는 막대한 자금을 단기간에 자발적으로 재단에 출연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는 의원들의 문제 제기는 일리가 있다.
의원들은 또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라는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60) 씨가 재단의 설립과 운영에 개입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최 씨가 K스포츠 재단 이사장 자리에 단골 스포츠마사지 센터를 운영하던 정동춘 씨를 이사장으로 앉혔다’는 한겨레신문의 보도를 인용한 내용이다. 최 씨는 육영수 여사 서거 이후 박 대통령이 의지했던 고(故) 최태민 목사의 딸이자 박 대통령의 의원 시절에 비서실장을 지낸 정윤회 씨의 전 부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최 씨의 개입 의혹 보도에 “일방적인 추측성 기사로 전혀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부인했다. 보도 내용을 들여다보면 아직은 의혹 제기 수준이다. 그러나 기업들이 이름도 생소한 두 재단에 760억 원이라는 거액을 출연한 것은 사실이다. 지난달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은 두 재단이 박 대통령의 퇴임 후 활동을 위해 설립됐으며 대기업으로부터 모금하는 과정에 안종범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당시에도 청와대는 “개입한 일이 없다”고 부인했으나 기업들이 출연 경위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으니 궁금증이 커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