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지진 쇼크]12일이후 규모 2.0 이상 132건 분석
20일 기상청에 따르면 12일 이후 9일간 경주시 인근에서 발생한 규모 2.0 이상의 지진은 총 132건으로 지난해 1년간 한반도에서 발생한 규모 2.0 이상 지진 총횟수(44건)의 3배였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진원지 132곳을 지리정보 전문 업체 ‘비즈지아이에스’의 지리정보시스템(GIS)으로 분석해 보니 19일 규모 4.5의 여진 지점을 포함한 127건은 본진이 일어난 경주시 내남면 화곡저수지의 반지름 5km 안에 집중돼 있었다.
국립대 지질학과 교수들로 구성된 여진분석팀은 이처럼 진앙이 밀집된 형태로 볼 때 이번 강진의 원인이 경북 영덕군에서 부산까지 육지 170km 구간을 관통하는 양산단층일 가능성이 높다고 중간 결론을 내렸다. 분석팀에 참여한 강태섭 부경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여진이 양산단층이 발달한 남북 방향에 집중돼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숨겨진 단층은커녕 이미 알려진 대형 단층의 활성화 여부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2009년 활성단층 및 지진 위험 지도 제작을 추진하다가 2012년 이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안전처가 뒤늦게 지진 빈발 지역의 단층 활성화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를 완료하는 데에는 20년 이상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손문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태평양판과 인도판이 만나 활성단층에 쌓인 응력(應力·힘이 가해졌을 때 내부에 생기는 저항력)이 언젠가 지진으로 나타날지, 아니면 단층이 얌전히 가라앉아 스스로 사라질지 예측하려면 곳곳에 계측기를 설치해 둬야 하는데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