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주와 실내악 그리고 합주
클래식을 어떻게 소개하면 좋을까요. 고전파-낭만파, 혹은 교향곡, 협주곡 등으로 설명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몇 명이 연주하는 곡인가(연주 형태)부터 시작해 어느 시대 작곡가 곡이며(음악사), 어떻게 작곡되었는가(형식)를 차츰차츰 알아가는 것이 클래식과 쉽게 친구가 되는 방법이랍니다. 음악을 연주 형태로 나누어 본다면 사람의 목소리로 노래하는 성악(聲樂)과 악기를 사용하는 기악(器樂)이 있습니다.
성악은 여성과 남성 파트로 구분되고요. 여성은 높은 음역대부터 차례로 소프라노(soprano), 메조소프라노(mezzo-soprano), 알토(alto), 남성은 테너(tenor), 바리톤(baritone), 베이스(bass)로 나뉘어 일반적으로 <그림 1>과 같은 음역대로 노래합니다.
〈그림 1〉 성악 음역대
〈그림 2〉 혼성 합창단. 사진 출처 인천시립합창단
〈그림 3〉 베르디 오페라 ‘아이다’ 중 합창 장면. 사진 출처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페라단
다음으로는 성악의 ‘중창’에 해당되는 ‘실내악(chamber music)’인데요. 말 그대로 실내(chamber), 귀족의 방이나 작은 살롱에서 연주되던 음악으로 넓은 홀에서 지휘자의 지휘로 연주되는 교향곡이나 협주곡과 달리 연주자들의 교감으로 섬세한 악기 표현을 들을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보통 연주자 2∼9명이 각각의 악기 편성으로 중주, 앙상블(ensemble)을 구성하는데, 연주자 2명이 연주하는 것을 2중주(duo, duet), 3명은 3중주(trio), 4명은 4중주(quartet), 5명은 5중주(quintet), 6명은 6중주(sextet), 7명은 7중주(septet), 8명은 8중주(octet), 9명은 9중주(nonet)라고 부르며 각 명칭은 라틴어 숫자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그림 4〉 현악 4중주. 사진 출처 Carion wind quintet
이렇게 다양한 편성의 실내악 중에서 가장 핵심을 이루는 편성은 현악 4중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같은 음색으로 높은 음역부터 낮은 음역까지 다양한 표현을 할 수 있고 4개의 성부(四聲部)로 표현하기에 4성부를 기본으로 하는 서양의 화성학에 가장 완벽하다고 할 수 있죠. 하이든부터 모차르트, 베토벤을 거쳐 현대의 쇼스타코비치까지 많은 작곡가들이 심혈을 기울여 작곡한 대표적인 실내악 형태랍니다.
일반적인 피아노 5중주 편성은 현악 4중주에 피아노가 들어가는 형태(피아노, 바이올린 2대, 비올라, 첼로)지만 가장 유명한 피아노 5중주 가운데 하나인 슈베르트의 ‘송어(Die Forelle)’는 바이올린 1대와 더블베이스 1대(피아노,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를 등장시키고 있지요. 이와 같이 실내악에서 ‘○중주’라고 할 때 악기의 수는 ○가 맞지만 그에 따른 악기 편성은 곡에 따라 얼마든지 다양하게 변화를 줄 수 있답니다. 이외에 많이 작곡된 형태로는 플루트, 오보에, 클라리넷, 바순, 호른의 앙상블인 ‘목관 5중주(woodwind quintet)’와 두 대의 트럼펫, 트롬본, 호른, 튜바가 편성되는 ‘금관 5중주(brass quintet)’ 등이 있습니다.
김선향 선화예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