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민정 교사 26년째 수업 활용… 교과서에 나오는 주제 선택해 학생들이 대본-연출-연기 맡아… 협동심 기르며 몸으로 내용 익혀
‘교육 연극’의 대가로 불리는 구민정 한국교육연극학회 이사(50·여·방이중 교사·사진)는 이런 방식의 교육 연극을 통해 아이들이 변하는 모습을 20년 넘게 지켜봤다. 교육 연극이란 말 그대로 교육을 위한 연극이다.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을 주제로 연극 대본 작성부터 연출, 연기까지 모두 학생이 맡는다. 그는 따돌림을 당하던 소심한 학생이 연극을 통해 자신감을 되찾고, 남의 감정에 무심하던 아이들이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는 걸 목격했다.
학생들은 연극 속에서 직접 학교 폭력 가해자, 피해자가 돼 보며 역지사지를 배웠다. 지적 장애가 있는 학생, 소위 ‘일진’으로 불리는 학생도 친구들과 함께하는 연극을 통해 자존감을 기르고 책임감을 익혔다. 구 이사는 “아이들은 함께 어울리기 어렵다고 생각했던 친구와 협동해 연극을 올리며 남을 이해하게 된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2018년부터 고교 선택 과목에 연극을 신설하겠다고 발표했고, 최근 서울시교육청도 중학교 정규 교육과정에 연극을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노지원 기자 z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