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예선은 경기 임박해 선수 소집… 깜짝 발탁된 신인 팀 적응시간 부족 카타르-이란전서 승점 6 절박한 한국 검증 안된 새 얼굴로 모험 걸기보다 주연 손흥민, 조연 기성용에 기대해야
슈틸리케 감독
과거 울리 슈틸리케 축구 국가대표팀(A대표팀) 감독은 공격수 이정협(울산) 등 K리거를 깜짝 발탁해 성공적으로 활용했다. 슈틸리케 감독을 영화감독 등에 빗대 “캐스팅만 하면 대박이 난다”는 말이 나온 것도 그 덕분이었다. 그러나 ‘신인 캐스팅 대박’을 쳤던 때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최종예선은 상황이 다르다. 이정협의 경우 지난해 아시안컵을 앞두고 열린 평가전을 통해 기존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볼 시간이 있었고, 대회 기간에 훈련을 거듭하면서 팀에 녹아들었다. 하지만 최종예선은 경기 3, 4일 전에야 선수들이 소집되기 때문에 처음 대표팀에 합류한 선수가 적응할 시간이 부족하다. 깜짝 발탁된 선수의 활용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축구 국가대표팀이 다음 달 카타르, 이란과 맞붙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2연전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손세이셔널’ 손흥민(가운데)과 ‘중원의 핵’ 기성용(오른쪽)이 부진에서 벗어나 별명에 걸맞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아일보DB
충무로에서 배우 오달수는 ‘천만 요정’으로 통한다. 10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도둑들’, ‘국제시장’ 등)에서 조연으로 맹활약했기 때문이다. 슈틸리케호의 오달수로는 미드필더 기성용(스완지시티)을 꼽을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 부임 이후 대표팀이 대승을 거두며 ‘흥행 대박’을 칠 때마다 기성용은 결정적 패스로 골을 돕거나, 안정적 경기 운영으로 승리를 뒷받침했다. 반면 최종예선 1, 2차전에서 대표팀의 공격과 수비가 모두 흔들린 것은 기성용이 쉽게 볼을 빼앗기고, 패스 실수가 잦았기 때문이다. “소속팀에 돌아가 10월 2연전에 대한 준비를 잘하겠다”고 다짐한 기성용의 경기력 회복 여부는 대표팀 전체의 경기력을 좌우할 핵심 요소다.
다음 달 열리는 2연전은 대표팀을 둘러싼 비난을 한방에 날려버릴 기회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조별리그에서 무득점에 그쳐 ‘역적’으로 몰렸던 브라질 축구스타 네이마르는 올림픽 4강에서 2골을 넣어 팀을 결승에 올려놓았다. 자신이 받아온 비난에 분이 풀리지 않았던 그는 경기 후에도 여전히 퉁명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브라질 기자들의 야유가 쏟아지기도 했지만 다음 날 브라질 언론은 네이마르를 ‘영웅’으로 치켜세웠다. 슈틸리케호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승점 6점’이다. 다음 달 2연전에 나설 대표팀 명단은 26일 발표된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