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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행군’ 박성현, 너무 잘 쳐도 탈…

입력 | 2016-09-21 03:00:00

휴식이라는 단어가 사라진 이유




18일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에비앙 챔피언십까지 5주 연속 출전한 박성현이 다시 5주 연속 출전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역대 단일 시즌 최다 상금 기록을 세운 박성현은 23일 개막하 는 미래에셋대우클래식에서 상금 추가에 나선다. LPGA 제공

박성현(23·넵스)은 요즘 지구에서 가장 바쁜 골퍼일지 모른다.

그는 지난달 중순부터 18일 프랑스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에비앙 챔피언십까지 5주 연속 출전해 우승 2회, 준우승 1회를 기록했다. 여기에 다시 5주 연속 출전이 기다리고 있다. 20일 귀국한 박성현은 23일 강촌 엘리시안 골프장에서 개막하는 미래에셋대우클래식에 앞서 21일 프로암대회 참석을 시작으로 10월 20일 KB금융스타챔피언십까지 10주 연속 나설 계획이다. 이후에도 계속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흥행을 노린 대회 스폰서 등의 출전 요구가 거세기 때문이다.

박성현 사전에 휴식이라는 단어가 사라진 이유는 무엇보다 공을 너무 잘 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7승을 거두며 역대 단일 시즌 최다 상금 기록을 갈아 치운 박성현은 이번 주와 다음 주 OK저축은행 인비테이셔널에서 2주 연속 타이틀 방어에 도전한다. KLPGA투어는 디펜딩 챔피언이 부상 등의 명확한 사유 없이 우승했던 대회에 불참하면 우승 상금에 해당하는 벌금을 부과한다. 또 10월에는 두 개의 메이저 대회와 LPGA투어 하나은행 챔피언십 등 굵직한 대회가 몰려 있어 건너뛸 수 있는 형편도 아니다. 게다가 상반기에 LPGA투어 직행을 노리고 해외 원정을 다니느라 국내 대회에 7차례나 불참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후반기 대회에 출전이 몰리게 됐다.

재충전 시간이 부족해지면서 최근 박성현은 체력 저하에 시달리고 있다. 후원사인 넵스 관계자는 “대상포진을 앓았고 치아, 왼쪽 무릎, 옆구리 등 몸 여기저기 아픈 곳이 많다”고 전했다. 평소 아픈 내색을 하지 않기로 유명하지만 에비앙 챔피언십에서는 지친 표정으로 다리를 절뚝거리기도 했다. 박성현은 “힘든 일정이라는 건 분명하지만 견뎌내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식사 잘하고, 잠을 푹 자는 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박성현은 올 시즌 LPGA투어에서 상금 랭킹 17위에 해당하는 약 65만 달러를 벌어 내년 ‘빅리그’ 직행을 사실상 결정지었다. LPGA투어는 시차와 장거리 이동이 큰 부담이 된다. 이 때문에 최근의 고된 경험이 컨디션 관리 요령을 익히는 보약이 될 수도 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