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기태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죄송하게 됐습니다.”
KIA 김기태 감독은 20일 광주 넥센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사과를 했다. 전날 대전 한화전에 앞서 취재진에게 양해를 구한 뒤 만나지 못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올 시즌 들어 처음으로 건강 때문에 기자들에게 경기 전 브리핑을 하지 못한 데 대해 하루가 지나서도 거듭 사과를 한 것이다.
김 감독은 최근 몸살감기 등이 겹쳐 건강이 극도로 악화됐다. 입안이 다 헐어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당시 한화전에 앞서 선수단이 대전구장에서 훈련을 할 때 김 감독은 야구장에도 나오지 못하고 구단 버스에서 휴식을 취한 뒤 경기 직전 덕아웃으로 돌아왔다.
KIA는 20일 유격수 강한울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오른쪽 허리뼈 타박 및 근육 손상 때문이었다. 김 감독은 이에 대해 설명하면서 “선수들도 지금 모두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습니다”라며 웃었다. 한 시즌을 치르느라 지쳐 있는 데다 1승을 위해 모두가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를 하다보니 부상도 자꾸 발생한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긍정의 에너지’를 믿는 김 감독은 “이런 스트레스는 즐거운 스트레스 아닙니까”라며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하위권으로 처져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다, 올 시즌 5강 순위싸움의 스트레스를 이겨내고 가을잔치에 참가한다면 KIA 선수단이 전체적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할 것이라는 믿음이었다. 그래서 입안이 다 헐게 된 김 감독도 지금의 이 스트레스를 즐기고 있다.
광주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