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법 알려주는 냉장고… 귀가 시간에 자동작동 청소기… 가전은 물론 통신-SW업체까지 차세대 성장동력 서비스로 지목 2019년 ‘글로벌시장 125조’ 예상… LG 등 ‘스마트허브’ 선점 경쟁 치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하자 냉장고 속 식재료가 한 화면에 보인다. 과일과 달걀, 우유 등의 구입일과 남은 유통기한이 표시됐다. 집에 도착해 저녁 메뉴로 정한 ‘명란스파게티’를 클릭하자 유명 셰프의 레시피가 음성으로 전달됐다. 요리하는 도중에 스마트폰에 저장해 놓은 일정과 메시지 등도 동시에 확인했다.
삼성전자가 최근 공개한 ‘패밀리허브’ 냉장고 TV 광고 모습이다. 단순히 음식물을 저장하는 냉장고가 이제는 이용자의 개인 생활 모습을 얼마만큼 변화시킬 수 있는지 짐작해 볼 수 있는 장면이다.
TV, 냉장고, 세탁기, 침대 등 가전제품이 정보통신기술(ICT)의 발달로 똑똑해지고 있다. 모든 기기가 네트워크로 연결돼 지능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1차원적 스마트홈’이 이제는 가전제품과 정서적 교감을 쌓을 수 있는 ‘3차원 스마트홈’ 시대로 변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IHS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홈 기기 연간 출하량은 지난해 4700만 대에서 2020년 4억7700만 대로 10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이 약 60%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글로벌 스마트홈 시장 규모가 2019년 1115억 달러(약 124조9000억 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 가전제품을 생산해 온 제조업체뿐 아니라 글로벌 통신사, 소프트웨어(SW) 업체까지 모두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스마트홈 서비스를 지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스마트홈 전체를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허브’ 선점 경쟁도 치열하다. LG전자는 간단한 센서로 가전제품 전체를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씽큐 센서·허브’를 선보였다. LG전자는 내년에 내놓을 모든 가전제품에 무선랜(Wi-Fi)을 탑재한다. 무선인터넷을 기반으로 다양한 스마트 기능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해 경쟁업체들과 차별화한다는 계획이다. 스마트씽큐 센서로 일반 가전제품에 스마트 기능을 더하고 스마트홈 허브, IoT 액세서리를 내놓으며 스마트홈 기반을 단계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안전과 보안, 기후변화, 가전, 에너지 절약 등 생활과 밀접히 연결된 영역을 컨트롤하는 방향으로 스마트홈 시장이 변화하는 만큼 이용자들의 기대도 높다. 국내 시장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가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3012명에게 물어본 결과 스마트홈 서비스에 가장 기대하는 것은 사람이 직접 조작하지 않아도 알아서 작동하는 ‘편의성’이라고 답했다. 남성은 ‘원격 제어’, 여성은 보안·감시 기능을 통한 ‘안전’에 대한 기대가 각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