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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식천국 주말장터… 아기자기 수공예… 입-눈이 즐겁네

입력 | 2016-09-22 03:00:00

되살아나는 전주 서부시장




전북 전주 서부시장은 주말장터, 청년몰 조성 등 젊은층 유입을 통한 부활을 꿈꾸고 있다. 전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전북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에 자리 잡은 전주 서부시장은 매주 토요일 오후 변신한다. 시장과 외부의 상인들이 함께 준비한 ‘주말장터’가 열리는 것이다. 주말장터는 서부시장·상점가 연합회에서 올 3월 시작한 행사다. 폭염과 추석 명절 탓에 8, 9월 두 달간 쉬었지만 10월부터 다시 열린다.

주말장터에선 서부시장의 대표적인 간식거리를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다. 예일푸드의 호박식혜, 수제 빵이 대표적이다. 평소 인근 한옥마을에 먹을거리를 납품하는 예일푸드는 주말장터가 열리는 날만 이곳에서 직접 간식을 판다. ‘동네방네김부각’의 김부각도 꼭 맛봐야 할 음식이다. 부각으로 유명한 전북 남원에서 어머니가 만들던 방식을 배운 50대 사장이 자신만의 비법을 보태 만들었다. 입소문이 나면서 전국의 다른 시장에도 도매로 팔고 있다.

평소 서부시장에서 볼 수 없는 아기자기한 수공예품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직접 만든 머리끈이나 액세서리 등을 파는 젊은 상인들이 합류하면서 이를 구경하러 오는 젊은 사람들도 늘었다. 10월부터 참여 점포 수를 기존 15곳에서 25곳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주말장터는 서부시장을 살리기 위해 서부시장·상점가 연합회가 짜낸 아이디어다. 전주에는 전주 남부시장, 신중앙시장, 모래내시장 등 크고 유명한 시장이 많다. 하지만 서부시장은 전주 사람들에게도 잊혀진 시장으로 통한다. 원래 1980년대 축산 부산물을 다루는 큰 공장 인근에 유명한 순댓집들이 자리를 잡으며 ‘순대골목’을 형성한 것이 시작이었다. 사람이 모이면서 자연스럽게 골목을 따라 시장이 형성됐다. 번성했던 서부시장은 1990년대 후반 인근 마트와 다른 대형시장에 손님을 빼앗기며 점차 쇠퇴했다.

시장의 쇠퇴를 안타깝게 여긴 상인들이 뜻을 모으면서 2013년 서부시장·상점가 연합회가 설립됐다. 이후 연합회를 중심으로 시장을 살리기 위한 작업이 시작됐다. 지난해 중소기업청과 전주시가 지원하는 골목형 시장 사업에 선정됐고 최근 주차장 등 편의시설도 확충했다. 상인의 절반 이상이 60대 이상이었던 서부시장에 최근 20, 30대 젊은 상인들이 하나둘 들어온 것도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올해 청년몰 조성사업 대상에 선정돼 앞으로 특색 있는 청년상점들도 들어설 예정이다.

민병남 서부시장·상점가 연합회장(46)은 “서부시장은 자생력을 갖춰 가는 중”이라며 “주말장터와 청년몰 사업은 젊은층을 끌어오기 위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서부시장에 청년 상인들이 많이 들어와 시장의 새로운 동력이 돼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주=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