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외교-안보분야 대정부질문
국회는 21일 북한의 5차 핵실험을 규탄하고 핵 폐기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1월 4차 핵실험 당시 국회 결의안과 달리 군사적 대응 능력을 갖추고 강력한 제재 방안을 마련하라는 대북 강경 대책을 주문하는 내용이 새롭게 담겼다. 또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이날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제거할 특수부대 운용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 새 북핵 결의안에 강력한 군사적 대응 담아
결의안은 “북한이 핵 개발로는 생존할 수 없음을 깨닫고 핵 개발과 관련된 계획을 전면 폐기하는 등 즉각적이고 실효성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회는 4차 핵실험 직후인 1월 8일에도 이 같은 내용의 북한 핵실험 규탄 결의안을 의결했다.
이번 결의안은 재석 203명 가운데 찬성 200명, 기권 3명으로 통과됐다. 더불어민주당 심재권 의원과 정의당 김종대 의원이 기권했다. 국민의당 김종회 의원도 기권으로 표시됐으나 기기 조작 실수로 밝혀져 결의안 통과 이후에 찬성으로 정정 처리작업을 했다. 외교통일위원장인 심 의원은 “외통위 결의안 원안을 제안했기 때문에 수정안에는 기권표를 던졌다. 결의안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강력하고 실효적인 제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조항이 포함됐는데 이미 대북 제재 정책은 한계가 드러났다”고 기권 이유를 밝혔다.
○ “전술핵 재배치 필요”…야당서도 핵무장론
이날 외교·통일 대정부질문에서는 북핵에 대응한 전술핵 재배치론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은 “전술핵 재배치, 핵개발, 북핵 시설 선제타격, 김정은 정권 붕괴 등 어떤 수단도 배제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윤상현 의원도 “북한이 핵미사일 실전 배치에 접근하는 레드라인을 넘어서면 한국에 전술핵을 재배치한다는 행동 계획을 예고하는 방안이 있다”고 말했다.
핵무장에 반대했던 야당도 핵무장론에 가세했다. 더민주당 김진표 의원은 “1991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은 사문화됐다”며 “북한이 핵을 제거할 때까지만 한시적, 조건부로 전술핵을 재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당과는 상의하지 않은 개인적 소신”이라며 “미국에는 전술핵 재배치가 안 되면 벙커버스터나 전략폭격기를 갖다 놓으라고, 중국에는 대북 제재를 제대로 하라고 요구하는 협상 카드로 쓸 수 있다”고 말했다.
○ 군, 유사시 김정은 등 전쟁지도부 제거
한민구 장관은 김정은 위원장을 제거할 특수부대를 운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공식 인정했다. “김정은을 제거할 특수부대를 만든다는 보도가 있는데 사실이냐”는 김성찬 새누리당 의원의 질의에 한 장관은 “그런 계획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국방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에 대한 대응책으로 사전에 원점을 타격하는 킬체인과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김정은 등 북한 지도부를 겨냥한 대량응징보복(KMPR) 작전 등 ‘한국형 3축 체계’를 발표했다.
한편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레이더의 전자파 유해성과 관련해 “주민들은 국방부 설명을 믿지 않는다. 사드를 배치하면 인근 지역에 군인 은퇴자 마을과 같은 정책이 포함돼야 하지 않느냐”고 묻자 한 장관은 “경북 성주에서 젊은 부인이 집을 석 달 동안 비워줄 테니 살라고 해서 그럴 용의가 있다고 했다”고 답했다.
우경임 woohaha@donga.com·황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