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거장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2002년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 이듬해 오스카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탔다. 이사 도중 돼지로 변한 엄마 아빠를 구하려고 온갖 신들이 찾는 온천장에서 일하는 소녀의 모험을 그렸다. 영화 속 배경 모티브는 도쿄 고가네이 시 에도도쿄다테모노엔에서 가져왔다. 역사적 건축물을 보존 전시한 야외 박물관으로 만화 마니아들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다.
▷드라마 ‘가을동화’를 통해 춘천 남이섬은 외국인들의 단골 관광지로 떠올랐다. 과거 명승고적 위주의 관광에서 지금은 영화나 드라마 속 촬영지들이 각광받는 시대다. 일본은 애니메이션 강국의 이점을 살려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애니메이션과 만화 속 무대로 등장한 실제 장소로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애니메이션 투어리즘 협회를 설립했다. 연말까지 인터넷 등으로 후보 장소를 모집해 88곳을 ‘애니메이션 성지(聖地)’로 선정할 계획이다.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