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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시대를 앞서가는 선택… 심플 그 자체 ‘리프’ vs 정확한 주행 ‘SM3 Z.E.’

입력 | 2016-09-23 03:00:00

전기차 비교 시승기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 모델인 닛산의 리프

전기차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기사를 많이 쓰면서도 막상 기자조차도 전기차를 운전해보지 못했다. 이에 기자는 전기차의 ‘이론’을 넘어 ‘실제’를 체험해보기로 했다.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 모델인 닛산 ‘리프 EV’와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르노삼성자동차 ‘SM3 Z.E.’를 비교해봤다.

리프의 내부는 ‘심플’ 그 자체. 기어노브는 오락실 조이스틱 같은 느낌이 든다. 기어를 바꾼 뒤 레버가 다시 원위치로 돌아오는 방식이어서 전자제품의 느낌을 준다.

시동을 거니 역시 전기차라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차를 처음 받았을 때 주행가능거리는 95km. 기자의 집까지 17km 정도이니 집에 도착하면 못해도 70km 정도는 남아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정작 남은 거리는 48km. 극심한 교통체증에다 에어컨을 많이 사용한 탓인 듯했다.

48km만 더 가면 차가 멈춰설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실내등을 켜는 것조차 배터리를 쓰는 것이다 보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

충전하기 위해 주변의 급속충전기를 찾아볼까 하다가 경험삼아 집에서 충전을 해보기로 했다. 하지만 바로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30분을 충전했는데 주행가능거리가 고작 3km 늘었기 때문이다. 누진세도 무서운데 ‘완충’하려면 10시간도 넘게 걸리는 상황. 바로 환경부 홈페이지에서 근처 사당역 공영주차장에 있는 급속충전기를 찾았다.

생전 처음 해보는 전기차 충전. 사전에 등록한 카드를 대고 결제한 뒤 충전을 시작했다. 리프는 직류(DC)전원을 쓰는데, 확실히 집에서 하는 것보다 훨씬 속도가 빠르다. 8분간 충전하니 충전가능거리가 80km로 늘어났고(충전전력 5.75kWh), 충전요금은 1920원이 나왔다. 공영주차장 이용료는 별도다.

한층 편안해진 마음으로 속도를 내보니 전기차라 힘이 약할 것이라는 편견이 여지없이 깨졌다. 에코모드에서 오르막길을 오를 때에 살짝 힘에 부치는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일반모드로는 딱히 불편한 점을 느낄 수 없었다. 다만 힘껏 급가속을 하니 배터리가 빨리 소모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2∼3km 남짓 움직인 거 같은데 주행가능거리는 5km가 줄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인 르노삼성자동차의 ‘SM3 Z.E.’


이번엔 SM3 Z.E.로 갈아탔다. 내부는 일반 차와 다르지 않았다. 일반모드의 주행성능은 리프와 비슷했지만 에코모드는 리프보다 힘이 좋았다.

리프에 비해 주행가능거리와 실제 주행거리가 정확한 편이었다. 처음에 차를 탈 때 주행가능거리가 93km였는데 16km가량 달린 후 숫자를 보니 77km가 남았다. 다만 리프처럼 속도를 갑자기 올리면 배터리가 빨리 소모되는 것은 마찬가지.

한 번 해본 만큼 충전은 어려울 것이 없었다. SM3 Z.E.는 교류(AC)전원을 쓰는데 DC전원 충전기와 사용방법은 같다.

주행가능거리가 74km 남은 상태에서 충전을 시작했다. 역시 약 8분간 충전해 1812원(5.09kWh)을 결제하고 나니 주행가능거리는 99km가 됐다.


순수 전기차는 아직 인프라가 부족해 편하게 쓰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집 주변에 충전소가 있고, 도심 출퇴근용 자동차를 원한다면 보조금 등을 따져봤을 때 충분히 구입을 고려해볼 만하다는 생각은 들었다. 자동차를 충전시키는 것도 의외로 간편하다. 전자제품을 좋아한다면, 시대를 앞서가는 선택을 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