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실현하고 싶지만 자본이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전에는 투자를 받거나 대출을 하는 방법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크라우드 펀딩'이 새로운 모금 창구로 등장했다. 크라우드 펀딩이란, 아이디어를 실현하고자 하는 사람이 인터넷에 프로젝트를 공개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투자를 받는 것을 뜻한다. 크라우드 펀딩은 미국의 '킥스타터', 영국의 '조파' 등 글로벌 유명 기업들이 있으며, 국내에도 크라우드 펀딩 업체 및 펀딩 성공사레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 (출처=IT동아)
크라우드 펀딩은 목표액과 모금 기간이 정해져 있고, 기간 내 목표액을 달성하지 못하면 후원금을 받을 수 없다. 펀딩에 성공하는 사례도 있지만 실패 사례도 무수하다는 것. 그렇다면 기간 내 성공적으로 목표액을 달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난 6월 북부 경기문화창조허브에서 유캔스타트의 신장훈 팀장이 강연한 내용을 토대로 살펴보도록 한다.
펀딩 시작 전, 일러두기
1. 크라우드 펀딩은 종류도 다양하다
신 팀장은 "크라우드 펀딩의 종류는 4가지다. 기부, 보상, 대출, 투자(지분) 등 4가지 형태로 구분한다"라고 말했다. 크라우드 펀딩에서 참여자들은 후원금을 전달하는 대신 펀딩이 성공할 때 대가를 받는데, 후원금을 전달하는 참여자가 무엇을 받느냐에 따라 펀딩의 종류가 달라진다는 뜻이다. 즉,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할 때는 내 아이디어에 투자하는 참여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고려해야 한다.
크라우드 펀딩 (출처=IT동아)
2. 크라우드 펀딩 가능 분야는?
크라우드 펀딩이 가능한 분야는 예술/엔터테인먼트, 공익/캠페인, 스타트업/창업 등으로 매우 다양하다. 영화, 출판, 게임 등 창작물을 제작하는 데 도움받을 수 있다. 동물 보호나 자선단체, 스포츠 팀을 후원할 수도 있다. 창업 시 크라우드 펀딩을 이용할 경우,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 시제품의 가능성을 미리 가늠해 볼 수 있다.
3. 크라우드 펀딩 시 이득은?
첫째, 크라우드 펀딩은 시장 검증 및 실수요를 측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실제 고객이 피드백을 하고, 직접 후원금을 투자하며 구매 의사를 표현하기 때문이다. 둘째, 상당액의 투자 자본을 조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연동기능 시계 '페블(Pebble)'은 킥스타터에 소개하고, 당초 목표 금액인 1억의 110배인 109억 가량을 모금하는 데 성공했다. 셋째, 유료 고객 커뮤니티를 개발할 수 있다. 후원금을 투자하는 고객은 곧 유료 고객이며, 이를 뱌탕으로 유료 고객 커뮤니티를 만들고 지속적으로 연락할 수 있다.
넷째, 고객 유치 비용이 저렴하다.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 프로젝트를 게시하며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목표액을 달성하지 못하면 프로젝트가 무산되기 때문에, 후원자들도 적극 나서 프로젝트를 알린다는 이득도 누릴 수 있다. 다섯째, 성공 시 홍보 효과가 크다. 프로젝트가 성공할 경우 미디어의 관심을 받게 되며, 브랜드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형성할 수 있다. 향후 신제품 출시도 보다 수월할 수 있다. 여섯째, 현금 흐름을 개선할 수 있다. 아이디어를 실현하려면 자본이 필요한데,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빠른 시일 내에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크라우드 펀딩 (출처=IT동아)
4. 콘텐츠 구성은 어떻게 하나?
유캔스타트의 신 팀장은 "크라우드 펀딩은 쇼핑몰이 아니다.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 프로젝트를 올려놓는다고 해서 사람들이 보지 않는다. 프로젝트에 이목을 끌게 하고 싶다면 엄밀한 전략과 준비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크라우드 펀딩에 프로젝트를 올릴 때 콘텐츠를 효율적으로 구성해야 하는 것이다.
신 팀장에 따르면, 콘텐츠 구성은 글보다 그림, 그림보다 영상이 좋다고 한다. 실제로 홍보 영상이 있는 경우가 없는 경우보다 239% 높은 모금액을 달성한다고 밝혔다. 글보다는 고화질의 이미지가 시선을 끄는 데 보다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문단의 경우 3~4줄 정도로 단락을 내리고, 문단에 맞는 이미지를 나열하는 것도 방법이다. 후원금을 투자한 사람들이 받을 리워드도 이미지 또는 영상으로 제시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렇다면 영상은 어떻게 제작하는 것이 좋을까? 프로젝트를 직접 소개하거나, 제품의 경우 렌더링이나 시제품을 구동하는 영상을 보여주는 것이 신뢰를 높이기 좋다. 이미지를 나열하거나 나레이션이 들어간 애니메이션 형식도 좋은 방법이다. 영상의 분량은 1분 30초~3분 이내로 짧게 구성해 지루하지 않도록 한다. 펀딩 사이트에 영상을 올리기 전, 영상을 미리 공개해 다른 사람들에게 피드백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콘텐츠 구성 시 팀 소개도 빠질 수 없다. 팀 소개는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올리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크라우드 펀딩 (출처=IT동아)
크라우드 펀딩의 전략은?
신 팀장은 "크라우드 펀딩의 전략은 작게 시작하고, 빨리 성취해서 크게 성공하는 것"이라고 요약했다. 이에 대해 자세히 소개한다.
1. 목표 금액은 작게 설정하라
목표 금액이 달성되지 못하면 프로젝트가 무산된다. 따라서 후원금을 받으려면 목표 금액을 달성해야 하고, 목표 금액을 낮게 책정하는 것이 유리하다.
가령, 스마트폰 연동시계 '페블'의 경우에는 목표 금액의 1/3을 프로젝트로 잡았다. 결국 목표 금액을 훨씬 초과하며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고, 킥스타터에서 가장 성공한 프로젝트로 남았다. 반면, 우분투엣지는 실제 필요한 금액을 목표 금액으로 잡았다. 이 프로젝트는 천만 달러를 채우지 못 해서 무산됐다. 즉, 목표 금액은 최소한의 절대 금액으로 해야 한다. 신 팀장은 "비용의 전부가 아닌 비용의 일부만 충당하고, 이를 마케팅 수단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신 팀장은 "프로젝트가 무산되면 유료 고객의 정보를 얻지 못하게 된다. 크라우드 펀딩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제품이 출시되기 전부터 내게 관심을 보이는 충성 고객이다. 목표 금액이 너무 작다면, 모금액이 다음 목표 금액에 도달해가는 것을 보고 추가로 목표 설정을 하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크라우드 펀딩 (출처=IT동아)
2. 프로젝트를 올리기 전부터 홍보해야 한다
사람들은 성공할 것 같은 프로젝트에 관심을 갖는다. 크라우드 펀딩 페이지에 접속했을 때, 목표 금액에 근접한 프로젝트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는 것이다. 펀딩을 안정적으로 성사시키기 위해서라도 사전 홍보는 꼭 필요하다.
그렇다면 사전 홍보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주변 사람들을 공략한다. 주변 사람들조차 설득하지 못한다면, 해당 프로젝트가 일반 대중에게도 설득이 안 된다고 이해하면 된다.
또한, 홍보와 미디어를 통해 일반 대중들을 움직여야 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유캔스타트에서 진행한 '희망나비 팔찌 프로젝트'가 있다. 희망나비 팔찌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돕기 위해 기획된 프로젝트였다. 유캔스타트 측은 일본군 '위안부' 웹툰인 '곱게 자란 자식'의 작가 이무기 분과 함께 팔찌를 만들었다. 웹툰 작가의 입을 빌어 홍보 채널을 미리 세팅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 걸그룹 에이핑크의 멤버 박초롱 분이 팔찌를 한 인증샷을 널리 알리자, 큰 효과가 생겼다. 이를 통해 하루에 4000명 가량이 프로젝트에 들어와 2달 만에 4억 원을 달성할 수 있었다.
이처럼 크라우드 펀딩은 사전에 홍보를 다 하고, 시작부터 지켜보아야 한다. 신 팀장은 "프로젝트를 오픈했으니 이젠 무엇을 하지?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사전 단계가 훨씬 더 중요하다. 먼저 참여한 사람들이 다른 커뮤니티를 설득해 더 많이 참여하도록 독려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프로젝트가 시작되는 것은 모금이 되는 것을 지켜보는 단계이며, 미디어와 홍보를 통해 일반 대중이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 일반 대중은 그 때부터 비로소 참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향후에는 처음 예상한 것보다 더 큰 홍보 효과를 누려야 한다.
크라우드 펀딩 (출처=IT동아)
3. 펀딩 기간을 고려한다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 프로젝트를 올릴 때는 후원 기간을 설정하는데, 성공률이 가장 높은 기간은 약 30일이다. 펀딩 기간이 짧으면 미처 참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고, 기간이 너무 길어지면 프로젝트가 잘 안된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펀딩 기간 중 모금이 가장 잘 안 되는 시기는 중간이다. 신 팀장은 "앞단에서 신경 쓰지 못하면 전체 프로젝트가 망가진다. 따라서 앞단에 가장 신경써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크라우드 펀딩 (출처=IT동아)
4. 리워드에 매력을 더하라
후원금을 투자하는 사람은 실제 유료 고객이자 홍보를 돕는 존재다. 따라서 투자를 하는 사람에게 매력적인 리워드(보상)를 해야 프로젝트가 성공할 확률도 높다. 리워드는 재미있는 서비스 또는 희귀한 제품 등으로 제공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우주 망원경을 제작한다면, 우주 셀카를 촬영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제품을 제공할 경우, 실제 출시될 가격보다 30% 가량 저렴하게 책정하는 것이 좋다. 사전에 구매를 하고 프로젝트가 성사될 때까지 기다려주는 고객에게 그 정도의 이득은 부여해주어야 한다.
리워드를 단계별로 구성하는 것도 좋다. 핵심 리워드와 부가 리워드를 2개 가량 설정하면 후원금을 더 많이 받을 수도 있다. 목표 금액의 200% 달성 시 리워드, 300% 달성 시 리워드를 각각 설정하면 사람들이 보다 흥미를 느낄 수 있다. 얼리버드 혜택을 주는 것도 좋다. 크라우드 펀딩은 앞단에서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데, 얼리버드 리워드를 부여하면 펀딩 초기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크라우드 펀딩 (출처=IT동아)
동아닷컴 IT전문 안수영 기자 sya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