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지역에 따라 체감도가 차이 났다. 경북 경주에서 멀리 떨어진 서울 등 수도권에 비해 피해가 발생한 진원지 주변 지역의 체감도는 월등히 높았다. 트위터와 블로그의 지진 연관어를 살펴보면, ‘일본’이 상위에 올랐다. 우리 정부의 부실한 대처를 일본과 비교하면서 주로 사용되었다. ‘뉴스’, ‘속보’, ‘문자’도 연관어로 자주 등장했다. ‘뉴스’와 ‘속보’는 보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음을 질책하는 내용들이 많았다. ‘문자’는 국민안전처의 뒷북 발송에 어이없어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사람들은 낯선 위기에 벌벌 떨고 있었지만, 문자 발송도 발 빠르지 못했고, 안내 내용도 허술했다. 재난 주관방송사도 심각함을 인지하지 못한 듯하다. 위기 상황에서 혼란을 줄이는 것은 공적 권위를 지닌 기관의 명확한 메시지 전달인데 이번엔 부끄러운 모습만 전달됐다.
이번 지진에 땅만 흔들린 게 아니다. 허술한 대응으로 인해 우리 사회의 공적 신뢰에도 균열이 났다. 허물어진 신뢰 회복은 지진 복구보다 더 어려울 것이다. 지진이 또 발생한다 하더라도 총체적 허둥지둥은 이번이 끝이어야 한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