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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송평인]브랜젤리나에서 앤젤리나로

입력 | 2016-09-23 03:00:00


 할리우드의 미녀 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1963년 미남 배우 리처드 버턴과 영화 ‘클레오파트라’를 찍다 사랑에 빠져 각자 배우자를 버리고 결혼하는 바람에 교황청에서 야단까지 맞았다. 오늘날 그들에 버금가는 완벽한 미남 배우와 미녀 배우의 만남은 톰 크루즈와 니콜 키드먼, 브래드 피트와 앤젤리나 졸리 정도가 아닐까. 크루즈는 키드먼과 결혼해 10년 살다 2000년 헤어졌다. 피트는 최근 졸리와 12년 만에 파경을 맞았다.

 ▷졸리는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섹시한 데다 지적이며 실천적인 여배우다. 졸리의 벌에 쏘인 것 같은 두툼한 입술은 커크 더글러스의 뺨, 베티 데이비스의 눈에 버금가는 시대에 남을 매력 요소로 꼽힌다. 졸리는 몸에 문신을 많이 새긴 것으로 유명한데 문신 중에는 라틴어로 된 ‘나를 키운 그것이 나를 망하게 하리라’는 경구도 있다. 졸리는 유엔난민기구의 특사로 16년째 활동하고 있다. 유방암 예방을 위해 2012년 양쪽 유방의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이를 당당하게 공개했다.

 ▷피트는 프랑스 여배우 마리옹 코티야르와 사랑에 빠져 졸리와 헤어졌다는 얘기가 있지만 확인된 것은 아니다. 피트는 졸리와 살기 전에는 여배우 제니퍼 애니스턴의 남편이었다. 미남 배우라고 다 바람기가 많은 것은 아니다. 서부의 사나이, ‘하이 눈’의 게리 쿠퍼는 32년간 한 여배우와 같이 산 모범 남편이었다. ‘카사블랑카’의 험프리 보가트를 미남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이 멋진 배우는 여배우 로런 버콜과 결혼하고 충실한 남편이 됐다.

 ▷졸리는 결혼 전 입양해 키우던 아이 외에 피트와의 사이에 낳은 아이 3명, 그리고 결혼 중 입양한 아이 2명 등 모두 6명의 자녀가 있다. 입양아는 캄보디아 에티오피아 베트남 태생이다. 졸리는 아이들을 촬영장에 데리고 다닐 정도로 가족에 대한 사랑이 유별났다. 졸리는 모든 아이들에 대한 양육권을 주장했다. 6명의 어린 자녀를 달고 사는 이혼 여배우는 할리우드에 거의 없던 일인지라 이 여배우가 보여줄 향후 모습이 자못 궁금하다.
 
송평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