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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美 ‘전략적 인내’에서 ‘선제타격론’으로… 한국은 공조하고 있나

입력 | 2016-09-24 00:00:00


 미국 백악관이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을 언급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22일(현지 시간) “대통령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하는 북한을 먼저 공습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일반적으로 말해 작전 사안의 하나로 선제 군사행동은 미리 논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민감한 사안이면 “현재로서는 답하기 어렵다” 정도로 피해가는 백악관이 기습 공격(sudden attack) 개연성을 말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같은 날 서울에서 열린 국제학술회의에서 버락 오바마 대선캠프 한반도 정책팀장이었던 프랑크 자누지 미국 맨스필드재단 대표는 “북이 변하기를 기다리는 ‘전략적 인내’ 정책은 실패했다”고 자인했다. 미 정부도 5차 북한 핵실험 이후 북에 실질적 타격을 가하는 행동으로 돌아섰다. 국무부는 김정은 체제 전복을 위한 대북정보 유입 확대 등 3개 사업에 265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다음 달 알래스카에서 한미 공군은 영변 핵시설을 정밀 타격하는 훈련을 벌인다. 우리 F-15K 전투기 편대가 12일 주일 미군 공중급유기와 야간 급유훈련을 실시한 것도 북의 핵 기지 기습 타격 능력을 점검한 것이다.

 적의 공격이 임박한 상태에서 선제타격으로 영변 핵시설과 우라늄 농축시설을 군사적으로 무력화하는 것은 미국의 작전에 포함된 옵션 중 하나다. 그런 카드를 휘둘러야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도록 유도할 수도 있다. 1994년 1차 북핵 위기 때는 미국이 영변에 ‘외과수술’ 식 타격을 검토했으나 전쟁을 우려한 김영삼 대통령의 반대 등으로 막판에 접었다. 당시와는 비교가 안 될 만큼 심각해진 북핵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려면 군사적 해법을 금기시해서도 안 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추석 전 여야 대표들에게 “전쟁 위험이 올 수 있다”고 말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한국군 내부에선 회의적 시각이라고 한다. 확전을 우려한 우리 정부가 미국의 대북 선제타격에 동의할 가능성도 희박하다는 지적이다. 군 당국자는 “미국이 한국 동의 없이 북한을 기습 타격한다는 것도 상상하기 힘들다”고 했지만 미국은 ‘전략적 인내’ 정책을 세울 때도, 버릴 때도 우리의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전개된 미군이 북의 핵 위협에 노출되도록 미 행정부가 좌시할 리 없는 데 비해 우리 군에는 목숨 건 결기가 있는지 모르겠다.

 불행히도 모든 외교적 노력이 끝내 실패해 북 핵시설에 대한 군사적 대응이 불가피해질 경우를 대비해 한미가 더욱 긴밀한 전략공조를 해야만 한다. 박 대통령은 ‘국가비상사태에 준하는 상황’을 언급한 데 그칠 것이 아니라 비상한 대응태세가 돼 있는지 총체적으로 점검해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