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동아재테크-핀테크쇼]시선 끈 미래 금융상품-서비스
23일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코엑스에서 열린 ‘2016 동아재테크·핀테크쇼’를 찾은 관람객들이 ‘재테크 황금열쇠 톱10 세미나’ 강연장에서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TF팀장의 부동산 투자전략 강의를 경청하고 있다. 재테크 고수들의 릴레이 강연은 24일에도 이어진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국내 최대의 재테크·핀테크(FinTech·금융기술) 박람회인 이날 행사에선 국내 금융회사와 핀테크 회사들이 준비하고 있는 첨단 기술과 서비스를 대거 선보였다. 이날 방문한 5000여 명의 관람객은 홍채 인증, 가상현실(VR) 기기 등을 직접 체험하고 재테크 세미나 등에 참석하며 “정보통신기술(ICT)과 결합된 금융이 일상을 어떻게 바꿔 놓을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 눈길 끈 홍채 인증, VR 체험
23일 ‘2016 동아재테크·핀테크쇼’에 마련된 노틸러스효성 부스를 찾은 관람객이 지능형 금융서비스 로봇 도우미를 살펴보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금융계 인사들은 KEB하나은행의 모바일 뱅킹 플랫폼 ‘1Q뱅크’에서 홍채 인증을 활용해 돈을 보내는 기능을 직접 체험했다. 기기에 눈을 들이대자 순식간에 신원이 확인되고 거래가 이뤄지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덕수 여신금융협회 회장은 “로봇들이 금융회사 점포에서 이뤄지는 업무의 상당수를 보완할 만큼 기술이 발달해 놀랐다”며 “2, 3년 뒤 금융거래 환경 변화를 미리 체험해 볼 수 있는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정연대 코스콤 사장도 “선진국 핀테크 기술과 격차가 크게 줄어든 것 같다”며 “소비자 편의에 초점을 맞춘 모바일 뱅킹 기술이 본궤도에 올라선 듯하다”고 말했다.
‘돈 내고 영화 보실래요? 돈도 벌고 영화도 보실래요?’
IBK기업은행은 전시장을 영화관처럼 꾸며 눈길을 끌었다. 관람객들이 벽면에 설치된 화면을 보고 투자금을 선택하자 수익금이 계산돼 나왔다. 국내 최초로 수익을 목표로 한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온라인을 통해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조달받는 방식)을 통해 제작된 영화 ‘인천상륙작전’에 투자한 사람들이 실제로 얻은 수익금이다. 누적 관람객 700만 명을 넘어선 인천상륙작전의 크라우드펀딩 수익률은 25.6%다.
○ 목소리 인증 등 새 기술도 선보여
유망 핀테크 회사들도 관람객을 맞았다. 특히 올해 처음 선보인 ‘핀테크 창조금융관’에서 국내 6개 금융그룹이 육성하고 있는 20개 핀테크 스타트업이 크라우드펀딩, 금융 보안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KEB하나은행의 ‘1Q랩’이 지원하고 있는 ‘인크’는 국내에 아직 생소한 크라우드펀딩의 개념과 참여 방법 등을 관람객에게 소개했다. 올 1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 회사는 유망 스타트업 및 기술개발 프로젝트 15개를 소개했다. 이 가운데 6개가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신한금융지주 ‘퓨처스랩’이 소개한 핀테크 회사 ‘파워보이스’에도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 회사는 목소리를 통한 금융 인증 기술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우리은행의 ‘위비핀테크랩’에 둥지를 튼 ‘비네핏’은 이용자가 하루 예산을 미리 설정해 놓으면 지출하고 남은 금액을 자동으로 매일 저축해 주는 서비스 등 현재 개발 중인 프로젝트를 미리 선보였다.
국내의 주요 개인 간 거래(P2P) 대출회사 대표들이 직접 연사로 나선 ‘P2P 투자쇼’ 강연장은 매시간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강연 책자는 오전에 동이 났다. 양태영 테라펀딩 대표, 이효진 8퍼센트 대표 등의 강연이 끝나자 참석자들은 수익률, 수수료 등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빠르게 성장하는 P2P 금융은 중장년 투자자의 발길도 이끌었다. 경기 안산에서 온 정모 씨(57)는 “P2P 대출이 생소한 분야여서 불안했는데 직접 와서 설명을 들어 보니 믿음이 간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자산관리를 대행해주는 로보어드바이저에 관한 관심도 뜨거웠다. 김승종 쿼터백테크놀로지스 대표는 “빅데이터와 핀테크 기술을 이용한 투자 전략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때로는 감정적이고 공격적인 투자 성향을 보일 수 있는데 로보어드바이저는 이런 오류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희창 ramblas@donga.com·박창규·이건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