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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외 잇단 개헌모임… ‘非패권지대론’ 띄우는 김종인

입력 | 2016-09-24 03:00:00

윤여준-정의화와 조찬 회동… 개헌 매개로 중간지대 세력화 모색
“안철수의 제3지대론과 차별화”
원외 150명 국민주권회의 출범… 김원기-임채정-유인태 등 참여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비(非)패권지대’라는 새 개념을 들고 나왔다. 당권을 쥔 새누리당의 친박(친박근혜), 더민주당의 친문(친문재인) 진영을 패권으로 규정하며 이들에 동조하지 않는 여야 대선주자 및 유력 정치인들을 한데 모아 내년 대선판을 주도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그 매개는 일단 개헌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전 대표는 23일 오전 정의화 전 국회의장,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조찬을 하며 개헌을 비롯한 여러 의견을 나눴다. 윤 전 장관은 새누리당 소속으로 대선을 바라보는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함께 일하고 있고, 역시 새누리당 출신인 정 전 의장은 퇴임 후 ‘새 한국의 비전’이라는 싱크탱크를 만들어 ‘중간지대’ 세력화를 모색 중이다. 1시간가량 이어진 조찬은 ‘21세기 대한민국 국부론’의 저자인 김택환 전 경기대 교수의 주도로 이뤄졌다고 한다. 이 책의 서문은 정계 복귀를 앞둔 손학규 전 더민주당 상임고문이 썼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조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과거에는 밖에서 모인다고 하면 기껏해야 야당 (후보) 단일화를 생각했는데 한국 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어떻게 잘 타개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지, 특정인이나 특정 정당에 포커스를 맞춰서 만나는 것이 아니다”라며 회동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지금 개헌 문제도 있고, 내년 대선과 관련해서도 예전과 달리 확실하게 떠오르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가상적인 인물만 자꾸 떠오르는 상황”이라며 기존 대권주자들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김 전 대표는 여야 대선주자급으로 원탁회의 형식을 구성해 개헌과 경제구조 변화의 바람몰이로 여론을 주도한 뒤 각자의 당에서 경선을 통해 친박, 친문 후보를 이기는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조찬이 끝난 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가 자꾸 자기(국민의당)가 제3지대라고 하니까 헷갈려서 안 된다”라며 비패권지대라는 개념을 제시한 이유를 들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오후에는 여야 원외 유력 인사 150여 명으로 구성된 ‘나라 살리는 헌법개정 국민주권회의(국민주권회의)’ 창립대회 겸 토론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기도 했다. 국민주권회의에는 김원기 임채정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유인태 조해진 전 의원, 이상수 전 노동부 장관 등 정파를 초월한 인사들이 참여했다. 김 전 대표는 “임기가 반으로 줄더라도 개헌을 하겠다는 대통령 후보가 필요하다”라며 예의 ‘대통령 임기 단축론’을 강조했다.

 여야 현역 의원 188명으로 구성된 ‘국회 개헌 추진 국회의원 모임’도 이날 모여 정세균 국회의장과 각 당 원내대표에게 국회 내 개헌특위를 다음 달까지 구성할 것을 촉구하기로 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