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S24와 함께하는 독자서평] ◇무심한 고양이와 소심한 심리학자/장근영 지음/212쪽·1만3000원/예담
※지난 일주일 동안 254편의 독자 서평이 투고됐습니다. 이 중 한 편을 선정해 싣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행복해지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대인관계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즉,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미움 받을 용기’를 가짐으로써 나다운 것을 찾는 것이다. 그러나 그 원칙을 스스로에게 적용시켜 보아도 이게 정말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심리학을 10년 넘게 공부하고 있는 나로서도 가끔은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 건가라는 의구심이 들 때가 많다.
고양이를 기른 후부터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자기 멋대로인 데다 개처럼 주인에게 충성하지도 않는데 왜 기르니?”였다. 고양이를 기르며 느끼는 행복을 설명하고 공감시키기는 쉽지 않다. 도도하고 훈련시키기 어려운 고양이와 산다는 것은 책 제목처럼 고양이의 눈치를 보는 ‘소심한 집사’가 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바로 여기에 행복해질 수 있는 힌트가 숨어 있다. 고양이는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기 위주로 사는데도 주인에겐 늘 사랑스러운 존재다. 귀여운 아기 고양이와 수려한 외모의 품종묘 속에서도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고양이는 어느 것인가 묻는다면 나는 단연코 길고양이 출신의 열 살 먹은 내 고양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내 고양이가 사랑받고 아름다워 보이기 위해 나에게 어떤 노력을 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책을 통해 ‘부족할지라도 나는 가치 있는 사람이다’라는 명제를 확인할 수 있었다. 때로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온전히 봐주길 바라는 것이 상대방에게 이기적으로 보이지 않을까 걱정할 때도 있다. 그러나 그럴 필요 없다. 책 속 세 마리 고양이에게 매력을 느낀다면 당신 역시 그 자체만으로도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김승윤 인천 서구 청라2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