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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a&]4차 산업혁명 시대… 산업계 전문인력 양성이 성패 좌우

입력 | 2016-09-26 03:00:00

특별기획-미래 신산업과 산업전문인력①
독일 인더스트리 4.0의 초기 접근방법 실패요인은 바로 전문인력 부족
교육체계 혁신과 산업전문인력 양성으로 4차 산업혁명의 대변혁에 대비해야




미래산업의 패권을 향한 새로운 경제 전쟁

1차 산업혁명이 증기기관, 2차 산업혁명이 전기와 컨베이어벨트, 3차
산업혁명이 컴퓨터와 로봇으로 대표된다면, 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을 이용한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의 연결로 규정할 수 있다.
디지털과 제조업을 융합해 기존의 사업 영역을 파괴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미국은 첨단제조파트너십을 통해 첨단제조업을 위한 국가전략을 수립했고, 중국은 혁신형 고부가산업으로 재편하기 위해 ‘제조업 2025’를 발표했다. 일본은 일본산업부흥전략과 산업 경쟁력 강화법을 발표했다.



전문인력 부족으로 궤도 수정한
독일의 인더스트리 4.0


독일은 2011년에 발표한 ‘인더스트리(Industry) 4.0’을 지난해에 ‘플랫폼 인더스트리 4.0’으로 재수정했다. 2025년까지 자국 내 제조업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단일 가상공장으로 연결한 스마트공장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였던 독일이 ‘인더스트리 4.0’을 대폭 수정한 것은 초기 시행과정에서 문제점이 많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포스코 경영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인더스트리 4.0’의 실패 요인 중 하나로 전문인력을 확보하는데 실패했다는 것을 꼽았다. 4차 산업혁명의 성패 여부는 해당 분야의 전문인력을 어떻게 육성하고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을 독일이 보여줬다는 것이다.



미래 먹거리 마련을 위한 우리의 신산업 창출 전략은


올해 1월 스위스계 UBS은행이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한 ‘4차 산업혁명에 가장 잘 적응할 수 있는 국가 순위’는 총 139개국 중 스위스가 1위를 차지했으며, 미국이 5위, 일본이 12위, 독일이 13위였다. 한국은 25위에 그쳤고, 중국은 근소한 차이로 28위였다.

 
   늦은 감은 있지만 우리 정부도 2014년 ‘제조업 혁신 3.0 전략’을 발표하고, 융합형 신제조업 창출, 주력산업 핵심 역량 강화, 제조 혁신 기반 고도화 등 3대 전략을 제시했다. 그러나 자동차의 미래는 자율주행, 전기차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는데도 한국자동차 산업은 여전히 엔진차 중심인 것처럼, 공급과잉인 조선, 철강, 석유화학도 급속도로 변화하는 산업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전문인력 양성이 성패 좌우, 선제적 대응 위한 투자 필요

독일의 실패 경험은 우리에게 두 가지를 시사한다. 첫 번째는 새로운 제조업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려면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정부는 기업이 서로 융합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을 정책 목표로 삼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특히 ‘네거티브 방식의
규제심사’를 도입해 신산업 투자 애로사항으로 접수된 규제는 원칙적으로 모두 개선하고, 융합 신제품을 신속하게 출시할 수 있도록 규제 그레이존 해소, 시장 진입 Fast Track 구축 등의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신산업 투자 성과의 조기 가시화를 위해 R&D, 인력, 금융·세제, 판로·입지 등을 집중 지원하겠다고도 했다.

 두 번째는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앞의 UBS 보고서는 “노동시장의 유연성, 교육수준, 인프라 수준, 법적 보호 등의 측면에서 비교적 유연한 선진국이 높은 평가를 받은 반면, 신흥국은 저숙련 노동자 중심의 일자리 구조와 기술 인프라 부족에 따른 고용창출 한계 등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4차 산업혁명 혜택을 많이 얻기 위해서는 선진국은 노동시장 유연성이, 개발도상국은 법과 제도의 개선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산업구조 개편에 따른 신산업 관련 인재 확보 절실


신산업 창출은 해당 산업에 투자하는 것만으로는 이뤄지지 않는다.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인재 양성과 그 대안, 즉 신산업 관련 인재 양성에 대한 투자와 교육 혁신이 부족하다. 물론 4차 산업혁명이 장밋빛 기회만은 아니다. 반드시 명암이 있다. 우선 산업구조 변화와 국제 분업구조 재편을 통해 일자리 변화를 몰고 올 것이다. 인력시장의 유연성 확보를 통해 기존 전통 산업에 종사하던 인력을 신산업으로 자연스럽게 넘길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 한국 역시 기업과 정부가 힘을 모아 대응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핵심 요소는 언제나 인력이라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앞서 출발한 선진국을 따라잡으려면 교육 혁신과 노동구조 유연화 등 시급한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다소 희망적인 것은 줄어드는 일자리가 대부분 단순 업무라면, 신산업으로 생기는 일자리는 고부가가치 업무들이 많아 경제발전에는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다음회에서는 4차산업혁명을 준비하는 한국이 필요로 하는 인재상과 육성 전략을 알아본다.

강동영 전문기자 kdy184@donga.com
▼홍범식 베인 앤 컴퍼니 대표 인터뷰

4차 산업혁명 성공 위한 3요소…
풍부한 자본과 네트워크, 전문인력 확보


홍범식 베인 앤 컴퍼니 대표

“최근에 세계적인 제조업체들이 SW전문 기업으로 변신하는가 하면 IT기업이 제조업에 뛰어 드는 등 기술융합을 통한 대변혁이 일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제조업체였던 제너럴일렉트릭 (GE)사는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의 디지털 기술을 접목 시켜 세계적인 소프트웨어그룹으로 변모하고 있고, 구글은 무인차 기술로 자동차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는 등 융합과 혁신이 없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향후 4차 산업혁명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풍부한 자본유입과 우수한 인적자원 확보가 균형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홍 대표는 말했다.

“저금리 시대에 자금은 풍부합니다. 문제는 투자를 성과로 연결 시킬 수 있는 인재가 충분한가 입니다. 시장에 인재는 부족한데 자금만 풍부하면 투자 버블이 생깁니다. 결국은 사람입니다.” 홍대표는 미국 실리콘 밸리를 하나의 커다란 네트워크의 장이라고 부른다. “나 혼자 똑똑한 것 만으로 부족합니다. 수재들간의 논의에서 시너지가 발생합니다. 그야 말로 융합형 아이디어와 기술이 탄생하는 기반입니다” 홍대표는 최근 다수 중국 기업들이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실리콘 밸리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이는 투자 이익 실현 못지 않게 ‘실리콘 밸리’라는 거대한 인적 네트워크에 들어가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받아 들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4차 산업혁명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는 대학, 기업 등 산업 주요 분야에 필요한 고급 인재를 해외로 보내 유수의 해외 선진기업과 연구에서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와 인적 네트워크를 습득 해 다시 국내로 돌아 올 수 있는 환경을 정부차원에서 구축, 지원해줄 필요가 있다. 또한 4차 산업혁명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인력시장의 유연성을 높여 인력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