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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농민 백남기의 안타까운 죽음… 폭력시위-강경진압 끝내야

입력 | 2016-09-26 00:00:00


 작년 11월 14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벌어진 ‘1차 민중 총궐기 투쟁대회’ 시위 도중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농민 백남기 씨가 어제 끝내 세상을 떠났다. ‘노동 개악 중단’ ‘국가보안법 철폐’ 등을 요구하며 도심을 마비시킨 폭력 시위와 강경 진압 끝에 한 생명이 안타깝게 희생됐다.

 진보 성향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백남기 농민의 쾌유와 국가폭력 규탄 범국민대책위원회’는 경찰의 과잉 진압이 사태의 직접적 원인이라고 주장해 왔다. 야당 의원들도 12일 열린 ‘백남기 농민 사건 청문회’에서 경찰이 경찰 버스로 차벽을 쌓아 시위대의 과격한 대응을 불렀고 물대포 사용 지침을 어겼다고 질타했다. 어제도 대책위는 “대통령 사과와 책임자 처벌 없이는 장례를 치를 수 없다”고 밝혀 야권과 함께 정치적 투쟁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쇠파이프와 횃불이 난무했던 당시 시위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 53개 단체가 주도하며 청와대 진출까지 시도했다. 서울중앙지법은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해 7월 “일부 시위대가 밧줄로 경찰 버스를 묶어 잡아당기고 경찰이 탄 차량 주유구에 불을 지르려 시도하는 등 폭력적인 양상이 심각했다”며 징역 5년을 선고했을 정도다. 다만 경찰이 물대포를 가슴 아래로 쏴야 한다는 지침을 어긴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작년 12월 ‘2차 민중 총궐기 대회’에선 폭력이 사라진 이유도 민심이 돌아섰기 때문이었다.

 백 씨의 희생을 끝으로 폭력 시위와 강경 진압의 악순환은 이 땅에서 사라져야 할 것이다. 청문회 때 공식 사과를 거부한 강신명 전 경찰청장은 사인 규명을 떠나 고인의 영전에 도의적인 사과를 올리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