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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나라 어려운데, 정치는 극한대치

입력 | 2016-09-26 03:00:00

巨野 통과시킨 김재수 장관 해임안… 朴대통령 “비상시국에 유감” 거부
與 26일 국감 보이콧… 野 “오기정권”
대선앞 기싸움… 정쟁 장기화 예고




새누리, 심야 의총 열어 국회의장 규탄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앞줄 오른쪽)를 비롯한 의원 100여 명이 25일 오후 10시부터 국회에서 심야 의원총회를 열고 ‘의회주의 파괴자 정세균은 물러나라’는 피켓을 든 채 정 국회의장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가결로 촉발된 여야 대치 및 새누리당의 국감 보이콧 선언으로 당장 26일부터 시작되는 20대 국회 첫 국감부터 파행을 빚게 됐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가결로 얼어붙은 정국은 내년 대선까지 ‘정쟁의 블랙홀’을 예고한 신호탄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번 대치 정국은 향후 김 장관의 자진 사퇴 여부에 따라 어떻게든 일단락될 수도 있지만, 여야가 사실상 ‘협치 종언’을 선언함으로써 대선까지 15개월간 ‘정쟁의 일상화’에 돌입했다는 얘기다.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야당 단독으로 통과시킨 김 장관 해임건의안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며 정공법을 분명히 했다. △직무 능력과 무관하게 해임을 건의한 점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이 모두 해소된 점 △새누리당이 해임건의안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요청한 점을 ‘수용 불가’ 이유로 들었다. 박 대통령은 전날 장차관 워크숍에서도 “비상시국에 형식적 요건도 갖추지 않은 해임건의안을 통과시켜 유감스럽다. 국민이 바라는 상생의 국회는 요원해 보인다”고 했다.

 새누리당은 당장 26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 보이콧을 선언하는 등 ‘전면전’에 들어갔다. 또 25일 긴급 최고위원회의와 심야 의원총회를 열어 정세균 국회의장에 대해 형사고발(권리행사 방해죄)과 사퇴촉구결의안 제출,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 권한쟁의 심판 청구 등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이정현 대표는 “대권병에 환장한 사람도 지켜야 할 도리가 있다”며 “(해임건의안 가결은) 대통령을 무너뜨려 레임덕을 초래하고, 국정을 혼란에 빠뜨려 정권을 교체하겠다는 대선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야당도 강경 일변도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해임건의안 처리를 막기 위한 국무위원들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두고 “장관들까지 정치에 끌어들여 집권당의 졸개로 만들었다. 박 대통령이 해임건의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오기 오만 불통 정권임을 확인시키는 것”이라고 반격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도 “해임건의안 의결은 대통령의 네 탓, 책임 회피, 독선의 결과”라고 했다. 야 3당은 “새누리당의 승차 거부에도 국감 열차는 출발한다”며 야당 단독 국감을 벼르고 있다.

 국감 파행은 내년도 예산안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12월 2일 자동 상정되는 예산안을 야당이 부결시키는 초유의 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 일각에선 대결 정치의 염증이 ‘제3지대론’과 개헌의 동력이 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박명호 동국대 교수는 “극한 대치 국면은 역설적으로 대화 복원의 필요성을 보여준다”며 “여야가 최소한의 공감대를 찾으려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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