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실학학회 주최 학술대회… 강명관 부산대 교수 날선 비판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는 실학에 대해 “경화 세족의 형식적 개혁에 실학이란 이름을 덧씌운 것” 이라고 주장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제공
23일 경기 성남시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열린 ‘실학 담론의 출발과 심화, 실학의 새로운 모색’ 주제의 학술대회에서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는 실학에 대해 날선 비판을 가했다. 24일까지 한국실학학회가 주최한 이번 학술대회에선 실사구시(實事求是) 학문으로 알려진 실학의 연구 쟁점을 논의했다.
강 교수는 발표 논문 ‘경화세족과 실학’에서 실학이 권력의 핵심에서 비켜난 지식인들의 양심적 개혁론이라는 통념을 부정했다. 유형원 정약용 박지원 등 상당수 실학자들은 당시 집권 주류 중 하나이자 한양 일대의 엘리트 사족인 경화세족(京華世族)에 속했다는 것. 이들이 주장한 실학은 백성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형식적으로 내놓은 ‘셀프 개혁안’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강 교수의 주장이다.
강 교수는 사족의 ‘셀프 개혁안’ 위에 1930년대부터 자연, 기술, 문학, 예술에 대한 실학자 등의 접근이 덧씌워져 ‘근대사상의 맹아(萌芽)로서의 실학’이라고 과대 포장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족의 개혁안을 ‘실학’이라 할 수 없고 ‘유교적 경세(經世)학’ 정도로 접근하는 게 타당하다”고 밝혔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