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클린턴 후원자는 11명” 일부는 공화당 후원서 돌아서
시장과 기업 활동을 보장하면서 세금과 규제는 최소화하는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미국 공화당은 역대 대선에서 민주당에 비해 주요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지지를 더 많이 받아 왔다. 2012년 대선에서도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미국 100대 기업 CEO들 중 28명이 공화당 대선 후보 밋 롬니에게 거액의 후원금을 낸 반면 상대 후보였던 민주당 소속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후원한 CEO는 5명에 그쳤다.
그러나 부동산 재벌인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70)와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69)이 대결하는 올해 선거는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 보도했다. 공화당 후보 트럼프를 후원하는 100대 CEO는 단 1명도 없는 반면 클린턴 후원자는 11명이나 된다. WSJ는 “100대 CEO 중 19명은 공화당 경선 당시 트럼프가 아닌 다른 후보들을 후원했지만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뒤 (트럼프에 대해) 어떤 후원도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CEO는 공화당 후원자에서 민주당 후원자로 돌아서기도 했다. 멕 휘트먼 HP CEO는 2012년 대선 땐 정치활동위원회(슈퍼팩)를 통해 롬니에게 10만 달러(약 1억1000만 원)를 기부했지만, 이번 대선에는 민주당 클린턴을 후원하겠다고 밝혔다. 휘트먼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 등을 통해 “트럼프는 무모하고 무식하다. 공화당원들도 트럼프를 찍지 말라”고 촉구했다. 공화당 경선 주자였던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등을 후원했던 로저 크랜들 매사추세츠 뮤추얼 생명보험 CEO도 7월에만 클린턴 캠프에 5400달러(약 594만 원)를 기부했다고 WSJ는 전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