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국카스텐’을 찾아라
2016년 한국 인디 음악계는 여전히 용광로처럼 끓고 있다. 펄펄. 올해 각종 신인 음악가 지원 오디션에서 주목을 받은 밴드 ‘로바이페퍼스’와 ‘더 베인’. 상상마당 KT&G 제공
인디 음악계에서 출발해 대중적인 스타로 거듭난 국카스텐(위)과 장기하. 동아일보DB
이 프로그램은 2008년 국카스텐(대상), 장기하와 얼굴들(인기상)을 배출했다. ‘슈퍼스타K’(2009년) ‘K팝 스타’(2011년)보다도 2년, 4년 앞선 2007년에 시작됐다. “하지만 요즘 인디 음악계에 다양성이 위축되고 디지털 싱글 위주로 활동하는 이들이 늘면서 1시간짜리 공연을 채울 팀 찾기도 힘들어졌죠.”(이 PD)
7은 그와 함께 몇몇 신인 인디 음악가 지원 프로그램 경연 현장을 잠행했다. 지구의 음악이란 가끔 꽤 들을 만하다. 특히 ‘멜× 차트’엔 안 보이는 치명적 개성의 지구인들이 서울 홍익대 인근에 출몰한다는 것을 7은 알고 있었다. 말이 지원 ‘프로그램’이지, TV에는 안 나오는 작은 공연들을 보며 7은 소스라쳤다.
‘아니, 이런 말도 안 되게 매력적인 팀들이….’
인디발(發) 슈퍼스타 탄생이 뜸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 지난해 뜬 혁오? 그 팀은 홍대 출신이라기보다 중국 베이징 인디 음악계에서 온 리더 오혁이 중심이지 않나. 한편 요즘 그룹 ‘볼빨간사춘기’ ‘스탠딩 에그’가 가요 차트 1위에 오르면서 ‘인디가 드디어 살아난다’는 의견이 나오나 했더니 ‘인디마저 달콤하고 상업적인 팝 스타일로 물들고 있다’는 반론이 맞선다.
전문가들을 찾았다. 이경준 대중음악평론가는 일단 최근 인디 음악계 지형이 폭발기인 2007, 2008년을 비롯한 다른 해에 비해 결코 부실하지 않다고 말해줬다. “줄리아드림, 이상의날개, 얼스바운드…. 디지털 싱글이 득세하는 시대에 이 팀들은 모두 얼마 전 걸출한 더블앨범(2장짜리 정규음반)을 냈어요. 흐름은 풍성한데 담아낼 호수가 없는 게 지금 인디 쪽 양상이에요.”
CJ아지트를 운영하는 김철희 대표는 인디 음악과 주류 가요의 접점이 오히려 커졌다는 데 주목했다. “외환위기 후 10년, 청년실업 문제가 불거질 때 장기하가 주목을 받았듯 대략 10년 주기로 인디의 개성적 콘텐츠와 사회 분위기, 대중의 수요가 맞아떨어지는 사건이 일어나는 것 같아요. 곧 이런 현상이 다시 올 것 같은데요.”
지하실에서 출발해 지구를 뒤흔들 작은 음악가들의 반란. 그 속에서 별스러운 외계인을 식별해내는 일. 생각만 해도 짜릿하리라. 7은 미소를 머금고 인디 음악 소개 사이트 ‘두인디’(doindie.co.kr)에 접속했다. 그리고 홍대 앞 음악축제 ‘잔다리페스타’(30일∼다음 달 3일) 공연 정보를 살펴보고 있었다. 그런데 눈앞에 갑자기….(다음 회에 계속)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