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센’ 최전방 배치에 한숨… 스타 입영땐 국내외 팬 북새통 65년간 260만 장정 입소… 27일 1000여명 마지막 입영
27일 오후 강원 춘천시 신북읍 용산리 102보충대대(102보). 비가 내린 탓에 야외 대신 대강당에서 열린 입영식에서 까까머리를 한 장정 1000여 명이 가족과 친구들을 향해 힘차게 거수경례를 했다.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지자 가족들의 얼굴에는 흐뭇한 미소가 번졌다. 아들과의 이별이 아쉬워하며 눈물을 훔치는 어머니들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이날은 102보의 마지막 입영일. 다음 달 4일부터는 사단 신병교육대로 바로 입대하는 직접 입영제가 실시된다. 65년 동안 약 260만 명의 장정이 군 생활을 시작했던 102보는 국방개혁 기본계획에 따라 11월 1일 공식 해체된다. 2014년 12월 경기 의정부시 306보충대대가 해체된 뒤 전국 유일의 보충대로 남아 있던 이곳마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다.
이날 아들의 입영식을 참관한 김민수 씨(49)는 “1989년 나도 이곳으로 입영했는데 추억이 어린 102보가 해체된다고 하니 아쉬움이 크다”며 “아들이 건강하게 군 생활을 마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02보는 6·25전쟁 중인 1951년 3월 제주에서 창설됐다. 1952년 5월 대구로, 다시 1953년 8월 춘천시 근화동으로 옮겼다. 1967년 12월 춘천시 신북읍 율문리로 옮겼고, 1987년 10월 현 위치에 자리 잡았다.
매주 화요일 102보에 들어온 장정들은 이곳에서 3박 4일간 기본적인 신체검사를 거친 뒤 보급품을 받고, 무작위로 부대를 배정받아 그 주 금요일 제1야전군 예하 사단별 신병교육대로 이동했다. 연평균 4만∼5만 명이 입영했고, 올해는 3만3932명이 이곳을 거쳤다.
102보의 마지막 대대장인 이시환 중령은 “수많은 사나이들의 추억이 깃든 우리 부대가 해체된다고 하니 너무나 아쉽다”며 “다른 부대로 전출해 생활해야 하는 장병들이 낯선 환경에서도 건강하게 병영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끝까지 돕겠다”고 말했다.
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